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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5g' 은화 절반에도 폭발…영남 알프스 9봉 완등 줄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년 영남알프스 완등 기념 메달. [사진 울산 울주군]

2022년 영남알프스 완등 기념 메달. [사진 울산 울주군]

해발 1000m가 넘는 봉우리 9개를 모두 오르면 기념 은화를 주는 ‘영남알프스 완등사업’ 참여자가 4년 만에 20배로 증가했다.

4일 울산 울주군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전날까지 7만9499명이 ‘영남알프스 9봉 완등 인증 사업’에 참여했으며 3만705명이 완등에 성공했다. 사업 첫해인 2019년에는 3831명이 참여해 2789명이 완등했다. 올해 3만명 완등 목표치를 달성한 지난달 17일을 기준으로 사업 첫해와 올해를 비교하면 참여자는 20.4배, 완등자는 7.8배나 증가했다.

이 사업은 2020년 2만1867명(1만653명 완등), 2021년 6만6509명(3만3477명 완등)으로 집계돼 매년 참여자와 완등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3만명 완등은 지난해보다 한달여 빠른 기록이다.

영남 알프스는 울산 가지산(1241m)·운문산(1188m) 등 7개 봉과 인근 경북 경주 문복산(1051m), 경남 밀양의 재약산(1108m)까지 9개 봉우리를 의미한다. 유럽 알프스 경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해서 ‘영남 알프스’라고 불린다.

영남알프스. 백종현 기자

영남알프스. 백종현 기자

울주군은 이 9개 봉우리를 모두 오르면 기념품으로 은화를 주는 사업을 2019년 시작했다. 사업 첫해에는 동메달 등 단순 기념품을 줬지만, 지난해부터 은화를 지급하면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지난해 울주군은 완등자에게 한 개에 6만5000상당의 은화를 지급했다. 순은(Ag99.9%) 소재로 무게 31.1g, 지름 38㎜의 원형 형태다. 은화 앞면에는 영남 알프스 봉우리 중 하나인 가지산이 그려져 있었다. 하단에는 ‘2021 영남알프스 9봉 완등’ 문구가 새겨졌다.

2021년 영남알프스 9봉 완등 기념 은화. [사진 울주군]

2021년 영남알프스 9봉 완등 기념 은화. [사진 울주군]

은화 지급 소식에 등산객들이 폭발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등산객에겐 등산도 즐기고 은화도 받아 일석이조라는 반응이 나왔다. 억새 군락지가 유명해 가을철에 유독 등산객이 몰렸던 간월재 일대를 두고는 “줄 서서 등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등산객들로부터 “정상에 발 디딜 틈이 없다”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울주군 예상보다 많은 등산객이 몰려오면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예정됐던 은화 제작 예산 7억원이 8월에 모두 소진돼서다. 울주군은 당초 완등 인증자를 1만명으로 예측하고 은화 제작 등에 7억원가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3만명이 완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추가 2만명분 은화 제작을 하는 데 13억원가량을 더 투입해야 했다.

당장 올해 예산도 문제가 됐다. 결국 울주군의회와 논의 끝에 올해부터는 예산 15억56000만원을 투입해 전년도 절반가량의 은화(15.55g)를 지급하기로 했다. 은화는 지름 32㎜ 크기의 순은으로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했다. 위변조 방지를 위한 한국조폐공사 특허기술이 적용돼 보는 각도에 따라 네 방향으로 숫자 2와 영남알프스 9봉 중 하나인 간월산(GWS) 이니셜이 나타난다. 앞면은 간월산 데크길을 따라 펼쳐진 가을 억새평원 전경을 표현했으며 뒷면은 간월산 억새를 확대한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기념 은화는 매년 3만명에게만 지급된다. 따라서 3만명을 다 채운 다음에는 11월 30일까지 완등한 사람에게 완등 인증서를 준다. 당초엔 은화가 절반으로 줄어 참여가 저조하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지난해 6만6509명(완등 3만3477명)보다 18% 늘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올해는 예산 문제로 당초에 은도금 메달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관광객들의 기대와 그동안 참여했던 분들 노고를 고려해 예산을 좀 더 확보해 순은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영남알프스 완등 추억을 간직하고 내년에도 울주군을 다시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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