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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이상행동에 대처하는 매뉴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12호 21면

아이 마음을 다 안다는 착각

아이 마음을 다 안다는 착각

아이 마음을 다 안다는 착각
천근아 지음
위즈덤하우스

내 아이를 처음 대했을 때의 어색함을 기억한다. 갓난아기에게 말 걸기가 쉽지 않았는데, 부모가 된 건 처음이라 그랬을 터다. ‘처음’은 계속된다. ‘미운 세 살’ ‘미친 일곱살’의 부모가 된 것도, 청소년의 부모가 된 것도 늘 처음이었다.

아이가 아프거나 마음을 다치는 것도 익숙해지기 힘든 일인데, 소통 잘하는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부모를 거울삼아 답을 찾기도 힘들다. 부모 세대가 살던 세상에서 자식을 대하던 방식은 지금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소아정신과 명의 천근아의 이 신간 같은 책이 필요한 이유다. 틱장애부터 무대공포증, 자폐스펙트럼 등 아이의 이상 행동에 차분히 대처하는 매뉴얼이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 친구의 친구가 있었다며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한국 정부엔 안전을 책임지는 시스템이 없으니 우린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마라”는 말을 조언이랍시고 했는데, 책을 읽고 반성했다. 그러잖아도 집단 PTSD에 빠진 아이들에게는 ‘이제 안전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가장 큰 세상인 아이들에게 보여줄 게 없는 어른들은 이 책의 매뉴얼이라도 잘 따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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