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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코로나 후 첫 방문한 獨 총리에 “차이 인정하고 협력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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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오전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오전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독일 정상의 방중은 코로나 발병 이전인 2019년 9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방문 이후 3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독일 방중단에는 폭스바겐, 지멘스, 바스프(BASF) 등 독일 대기업 12곳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유력 인사 100여 명이 포함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20차 당대회 이후 유럽 지도자의 첫 방문이며, 숄츠 총리 역시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간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다양한 분야의 실무 협력을 심화해 이후 발전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수교 이래 50년간 상호존중과 구동존이(求同存異ㆍ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다름을 인정한다), 협력 상생의 원칙을 견지해 치우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나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제정세는 복잡하고 다변화하고 있다”며 “중국과 독일은 영향력있는 대국으로서 변혁과 혼란 속에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손잡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국가들의 중국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협력과 내정 간섭 불가 입장을 동시에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과 독일 정상회담. 로이터=연합뉴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과 독일 정상회담. 로이터=연합뉴스

시 주석은 언론에 공개된 첫 만남에서 웃으며 슐츠 총리를 맞았다. 이 자리에서 슐츠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 질서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지도자가 만난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관점이 다른 문제 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 관계, 기후 변화와 세계적 기아 문제, 중국과 독일의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 분야 등 협력할 사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거부에 대한 중국의 입장,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이슬람족 인권문제 등 유럽국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을 분리해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독일 재계 대표단이 베이징에 착륙하자 중국 의료진은 방호복을 입고 비행기에 탑승해 코로나19 PCR 검사를 실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재계 대표단이 베이징에 착륙하자 중국 의료진은 방호복을 입고 비행기에 탑승해 코로나19 PCR 검사를 실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단 중국에선 숄츠 총리의 방문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환구시보는 “냉전과 이념적 편견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방중은 유럽연합(EU)이 중국에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되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딩춘(丁純) 푸단(復旦)대 유럽연구센터 소장은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기업은 독일의 핵심 산업을 이끄는 선두 기업”이라며 “중국의 거대 시장은 독일 선두 기업의 글로벌 전략과 일치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독일에선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 녹색당은 “중국이 높은 경제 의존도를 이용해 독일과 유럽을 쥐락펴락한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숄츠 총리의 방중은 서방의 단결을 약화하고, 민주주의 체제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독일 재계 대표단이 베이징에 착륙하자 중국 의료진은 방호복을 입고 비행기에 탑승해 코로나19 PCR 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대표단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로 이동해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슐츠 총리와 재계 대표단은 댜오위타이(釣魚臺) 호텔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독일로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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