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P만 높아도 옮긴다…‘금리 노마드족’은 바쁘다 바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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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30대 직장인 서모씨는 요즘 틈날 때마다 여러 금융회사의 ‘파킹 통장(수시입출금 통장)’ 금리를 비교한다.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파킹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어 비상금 등을 굴리기에 적합하다. 그는 평균 1000만원 정도를 파킹통장에 넣어두는 데 하루에 900원 안팎의 이자가 복리로 붙는다. 한 달이면 약 2만7000원이다. 그는 “과거엔 금리 차이가 어느 정도 있어도 이체하는 게 귀찮아 그냥 뒀는데, 휴대전화로 금방 할 수 있다 보니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을 찾으면 바로 돈을 옮기려 한다”고 말했다.

치열해진 수신 경쟁 속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자금을 수시로 옮기는 ‘금리 노마드족’이 늘고 있다. 예·적금 금리가 기대 수준만큼 오를 때까지 잠시 파킹통장에 묻어둔 뒤 움직이겠다는 소비자도 ‘금리 노마드족’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금리 노마드족’이 0.1%포인트의 금리 차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다 보니, 인터넷은행 등의 잔액도 출렁이고 있다. 케이뱅크의 10월 말 수신 잔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전달보다 8100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금리는 연 2.7%(최대한도 3억원)다. 1000만원을 넣어두면 매달 세후 이자 1만9000원을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지급한다. 3일 기준 인터넷은행 파킹통장 중 금리가 가장 높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10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전달보다 1조5759억원 줄었다. 카카오뱅크 측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카카오뱅크도 최근 수신 금리를 대폭 올렸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의 금리는 지난달 19일부터 연 0.4%포인트 올라 연 2.6%가 됐다.

파격적인 시도도 했다. 지난 1일부터는 대표 수신 상품인 ‘26주적금’의 우대금리를 기존 연 0.5%포인트에서 연 3.5%포인트로 올렸다. 이에 따라 26주 연속 적금 납입에 성공하면 기본금리 연 3.5%에 우대금리 연 3.5%를 더해 연 7%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증권과 연계해 만든 네이버통장은 CMA-RP 계좌다. 예탁금으로 RP(환매조건부 채권)에 투자해 단기 약정수익을 제공한다. 3일 기준 네이버통장 수익률은 연 3.05%(1000만원 초과 금액은 연 2.6%)다. 하지만 부작용도 분명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이 출혈 경쟁을 하며 수신 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대출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며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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