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성장엔진 식었나…매출 성장률 한 자릿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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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성장엔진이 멈춘 걸까. 한동안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카카오의 분기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 성장세도 꺾였다.

3일 카카오는 3분기 매출 1조8587억원, 영업이익 15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7% 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증권가 추정치도 밑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카카오의 3분기 연결 실적 컨센서스(매출 1조9029억원, 영업이익 1790억원)에 비해 실제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6% 수준이었다.

이날 실적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4500만명이 쓰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건, 하나의 기업이 짊어지기 어려운 무게인 동시에 흔들리지 않는 카카오의 펀더멘털”이라며 “카카오톡의 순기능을 더 확장하게 되면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매출도, 영업이익도 여전히 늘고는 있다. 그러나 카카오를 둘러싼 시장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카카오 실적을 책임지던 광고·커머스의 성장 속도가 예전만 못해서다.

카카오톡을 통해 번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원에 육박, 98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27% 늘었다. 그중에서도 카톡 광고·커머스를 통칭하는 톡비즈 매출(4674억원)이 성장을 견인했다. 브랜드·사업자용 카톡 서비스인 톡채널 매출이 확대된 덕이다. 반면 광고판 사업인 비즈보드는 광고 시장의 성장 둔화로, 전년동기 대비 4% 성장에 그쳤다. 문제는 앞으로다. 카카오는 대형 광고주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경기 침체로 이들 기업이 광고 예산을 축소하자 카카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는 상위 1%의 광고주가 매출의 70%를 견인하는 구조라 (사업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게임 사업도 성적이 부진했다. 3분기 콘텐트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9% 감소한 8718억원. 만화·웹소설 등 스토리, 뮤직, 미디어 등 사업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고루 증가했지만, 게임 매출은 36% 급감했다. 매출 기대주로 꼽힌 게임들의 성과가 저조했기 때문. 카카오게임즈 대표작인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안정세에 접어 들면서 매출 상승폭이 제한적이고, 우마무스메는 운영 부실 논란 이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카카오는 영업이익 성장세가 둔화한 이유로 주요 공동체의 이익 감소,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뉴 이니셔티브(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카카오헬스케어)’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열매 수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 카카오는 카톡의 진화를 통해서도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반기 카톡 개편 작업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오픈채팅 서비스를 출시한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 여파로, 서비스 개편 등 관련 일정은 최소 1개월 이상 지연될 예정이다.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떨어진 이 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1% 떨어진 5만1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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