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NLL 넘어온 북 미사일…도발엔 대가 따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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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남한이 전술핵 타격 목표임을 드러내

추가 도발 대비, 위협엔 단호히 맞서야

북한이 어제 오전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속초에서 50여㎞ 거리의 해상에 떨어졌다. 탄착 지점이 공해라고는 하지만 우리 영해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곳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남북 간 해상 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건 초유의 일이다. 이 때문에 미사일 궤도 방향선상에 있는 울릉도에는 6·25 이후 처음으로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어제 하루동안 북한이 동해와 서해 양쪽에서 쏜 미사일이 최소 25발에 이른다. 이와 별도로 동해 완충구역을 향해 100여 발의 포격을 해 왔다. 이태원 참사로 국민애도기간을 보내고 있는 남쪽 동포를 향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호전적 행위다.

북한이 여태까지 시험발사 또는 훈련 명목으로 동쪽 방향으로 쏘던 것과 달리 NLL 너머 남쪽으로 미사일을 날려보냄으로써 북한의 핵 전력이 남한을 1차 타격의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 앞으로는 더욱 더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방식으로 위협을 가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이처럼 도발의 강도를 끌어올리는 의도는 분명하다. 핵 무력을 앞세워 한국을 굴복시키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동맹의 틈을 벌려놓은 뒤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쟁취하고 핵보유국 인정 등 뜻하는 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한·미 공군 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실시되고 있는 것에 맞춰 북한 군부가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담화를 내고 새로운 유형의 도발을 감행해 온 것에서 북한의 속셈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의 도발 강도가 갈수록 높아진다고 해서 무력 위협에 굴복할 수는 없다. 어제 우리 군은 공군을 출격시켜 공대지 미사일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도발의 강도에 상응하는 비례적 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은 추가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점에서 적절한 조치다. 향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별로 더욱 정밀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한·미 간의 공조 대응태세가 더욱 더 강화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그들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 곧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 등 기회 있을 때마다 확장 억제를 재확인하고 연합훈련 강화 등 행동으로도 보여야 한다.

도발을 멈추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 내부적으로도 무력을 앞세운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기와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질 필요가 있다. 안보 태세에 흐트러진 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느슨해진 안보의식을 다잡아야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군, 안보 당국은 물론 여야 정치권과 국민이 북한의 도발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단결된 모습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