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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민들 “민방위 훈련인 줄”…공습경보 제대로 전달 안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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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일 오전 8시55분쯤 경북 울릉군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일부가 울릉도 방향을 향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공습경보는 오후 2시2분 경계경보로 대체됐지만, 울릉군민은 이른 아침부터 불안한 일상을 보내야 했다.

공습경보 직후 울릉도 전역에 사이렌이 울리긴 했지만 주민들은 공습경보가 내려졌다는 사실은 한참이 지난 후에나 알았다. 울릉군은 공습경보 발령 12분이 지난 오전 9시7분쯤 ‘북한 측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로 인한 울릉도 전역 공습경보 발령’이라는 문자를 군민에게 발송했다. 이보다 12분이 지나 울릉군 알리미는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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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박모(51)씨는 “아침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나 깜짝 놀라면서 깼다”며 “처음에는 민방위 훈련을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공습경보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허원철 울릉군 서면사무소 부면장은 “공습경보가 울리고 지하로 대피하라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마땅히 갈 지하 공간이 없어 직원들과 사무실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공습경보 소식을 듣고 울릉도에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한 박종현(51)씨는 “별다른 안내가 없어 민방위 훈련인 줄로 알고 평소처럼 지냈다고 하더라”며 “어떤 지인은 국가 애도 기간이라 사이렌이 울린 줄 알았다고 한다”고 했다.

울릉군청 공무원들은 공습경보 발령 직후 지하로 대피했다. 군청 관계자는 마을 방송이나 문자로 대피하라는 소식이 신속히 전해지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후속 조처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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