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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4시간 전부터 112신고 79건…서울청에 지원요청 했는데 안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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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찰이 올해 핼러윈 행사로 인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고 112 신고가 대폭 늘어날 것을 예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비해 경찰이 내놨던 대책은 주말 야간 순찰 인원을 21명 증원하는 수준에 그쳤다.

경찰청 차장 출신인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핼러윈 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핼러윈 주말에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엔 112 신고 368건이 접수됐다. 같은 해 10월 주말 평균 112 접수 건수는 155건으로, 평소 대비 2배 이상의 112 신고가 핼러윈 주말에 접수된 것이다.

참사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작성된 이 보고서에서 경찰은 “핼러윈 특화 상권이 회복되면서 2021년부터 핼러윈 기간에 신고가 2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 시민 안전을 위한 적극적인 예방 활동 및 신속한 현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할서인 용산서가 지난달 24일 작성한 ‘2022년 이태원 핼러윈 데이 치안 상황 분석과 종합치안 대책’ 보고서엔 “올해는 핼러윈 데이가 주말과 이어지며, 지난해와 달리 클럽 등 영업 재개로 핼러윈 주말에 더 많은 인파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112 신고도 예년 수준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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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은 정확했지만 대책은 미비했다. 보고서에서 용산서는 주말 치안 수요와 급증하는 112 신고에 대응해 지난달 28~30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이태원·한남·보광파출소 등의 야간 순찰 인력을 기존 47명에서 68명으로 21명 증원하기로 했다. 또 같은 기간 112·생활안전·교통·형사·외사 등의 경력 62명을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몰린 13만 명의 인파를 100여 명의 경력으로 통제하겠단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참사 당일 오후 6시부터 사고 직전까지 이태원파출소로 하달된 112 신고 건수만 압사 사고 신고를 포함해 총 79건이다. “압사당할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연달아 들어왔지만, 경찰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자신을 ‘3년째 이태원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우려로 인해 용산서가 서울경찰청 기동대 경력 지원 요청을 했으나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 당일 오후 6시부터 4시간 동안 총 79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으며 당시 근무 중이던 20명의 파출소 직원이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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