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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은 공화당 낙승, 상원 박빙"…美 중간선거 경합주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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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동력을 결정할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원 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경합주(州) 4곳 중 3곳에서 민주당이 근소한 격차로 공화당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투표소에서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투표소에서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와 함께 애리조나(10월 24~26일, 604명 대상 조사)·조지아(24~27일, 604명)·펜실베이니아(24~26일, 620명)·네바다(19~24일, 885명) 등 경합주 4곳에서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차범위는 ±4.8%포인트(P)다.

현재 미국 상원 의석(총 100석)은 민주당(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이 사실상 다수다. NYT는 민주당이 상원 주도권을 지키려면 중간선거에서 경합주 중 최소 3곳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한 3곳의 현직 상원의원이 민주당 소속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리조나에선 민주당의 마크 켈리 현 상원의원이 51%를 얻어 블레이크 매스터스 공화당 후보(45%)를 6%P 차로 앞섰다. NYT는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지만 꾸준히 앞서고 있는 지역으로, 가장 안정적인 곳”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조지아주에선 민주당 소속 현직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49%)이 공화당의 도전자 허셸 워커 후보(46%)를 3%P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워커 후보는 스타 미식축구 선수에서 사업가로 변신했다 정치에 도전한 인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일명 ‘트럼프 키즈’다.

초박빙 지역인 펜실베이니아는 현직인 공화당 소속의 팻 투미 상원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현재 민주당의 존 페터만 후보(49%)가 메메트 오즈 공화당 후보(44%)에 5%P 차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오즈 공화당 후보는 심장외과 의사로, 유명 TV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명도를 쌓아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오즈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가장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네바다주에선 민주당의 캐서린 콜테즈 매스토 현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애덤 랙설트 후보가 각각 47%를 얻어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조지아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허셸 워커가 지지자들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지아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허셸 워커가 지지자들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다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약진하고 있던 추세와 상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성향의 싱크탱크인 데이터포프로그레스가 지난달 11~17일 8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애리조나의 양당 후보가 각각 47% 동률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인사이더어드밴티지/폭스5’의 여론조사(10월 26일, 750명) 결과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선 오즈 공화당 후보가 페터만 민주당 후보를 3%P 격차로 앞섰다. 네바다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전자인 랙설트 공화당 후보가 현직인 매스토 민주당 상원의원을 앞서는 추세였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경합주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조지아주에서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 사람들이 워커를 선택하려 한다”고 정세보고를 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전체 의석은 435석과 상원의 3분의 1 가량인 35석, 36개 주의 주지사를 선출한다. 여론조사 평균치를 산출하는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할 확률을 81%로 예측했다. 반면 민주당이 승리할 확률은 19%다. 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이길 확률은 52%, 공화당 48%로 박빙이다. 현재는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여론조사의 판세대로 선거 결과가 이어진다면, 중간선거 이후 미국 의회는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이 상원을 주도하는 구도로 재편된다. 민주당은 하원은 뺏기더라도,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면 하원에서 공화당 주도로 통과시킨 법안을 봉쇄할 수 있다. 또 상원은 행정부 고위직 및 연방법원 판사 임명 인준권도 갖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인사권도 비교적 원활히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상원마저 공화당에 뺏기게 되면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후반 급속한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의 관건은 투표율이라고 봤다. 성별·인종·학력에 따라 선호하는 후보가 전혀 달라, 어떤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몰려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의미다. NYT는 “경합주 4곳 모두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를, 애리조나주를 제외한 3곳에선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남성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로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 남성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로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양당은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며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지난달 30일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는 46개주에 2070만 명이다. 텍사스(280만)와 플로리다(260만), 캘리포니아(219만)주에선 이미 2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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