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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생존자, 몸에 멍 있다면 꼭 병원 가라"…의심되는 이 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0월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사고  현장에 급파된 119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사고 현장에 급파된 119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 희생자 중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성들은 키나 체구가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작고 힘이 부족한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더 큰 압력을 받아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중상자 중 2명이 사망해 사망자가 총 156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 156명 가운데 남성은 55명인데, 여성은 남성 사망자 수의 두 배에 가까운 101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 순천향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태원 사고 현장이) 아마도 ‘지옥철’이라고 하는 상황의 2배 이상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여성들은 자기보다 10cm에서 20cm가 큰 사람들이 앞뒤로 다 막고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야외지만 숨을 쉴 때 굉장히 답답함을 심각하게 호소를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은구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도 지난 10월 31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및 YTN 뉴스특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 현장의 성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망자 가운데 여성의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봤을 때는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여성이 더 큰 압력을 받아 그런 것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함 교수는 “아무래도 여성들이 남성보다는 여러 가지 체력조건이라든가 근력 등 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통상 여성분들을 재해 약자로 분류를 하고 있는데, 여성 피해자가 전체의 한 3분의 2가량인 것은 참사 현장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넘어지기 전에 이미 굉장히 많은 물리적인 힘이 작용했을 텐데, 특히 여성분들 같은 경우엔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함 교수는 신체적 특성 외에도 여성들의 소지품 등의 요인이 피해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함 교수는 “여성분들은 백(가방)도 들고 있고, 하이힐도 신고 있어서 남성들보다는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전도되기 쉽다”며 “그리고 한 번 넘어졌을 때 근력을 가지고 다시 기립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여성분들의 피해가 집중되는 형태로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지난 10월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에서 발생한 핼리윈 대규모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수사관들이 지난 10월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일대에서 발생한 핼리윈 대규모 압사 참사 현장을 합동감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한편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무사히 생존해 나왔더라도, 몸에 멍이 드는 등 증상이 있다면 꼭 병원을 찾아 검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중 교수는 멍이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질병의 증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멍은 그냥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굉장히 흔하게 나타난다. 그게 바로 횡문근융해증”이라고 설명했다.

횡문근융해증이란 외상 등으로 인해 근육에 에너지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괴사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생긴 독성 물질이 순환계로 유입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근육 약화, 통증, 부종, 근 경련이 있다. 정도가 심하면 부종에 따른 혈관 압박으로 대사성 질환, 급성 신장 손상 등 기관손상을 일으킨다.

김 교수는 “횡문근융해증 여부는 간단하게 피검사를 하면 바로 검출할 수가 있다”며 “혹시 내가 그 현장에서 눌렸다거나 접질렸다거나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제발 병원에 가서 치료받으실 것을 강력하게 권고드리겠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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