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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담읍 원룸촌 계약한 '수원 발발이' 박병화…근처엔 초교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성폭행범 박병화(40)가 31일 출소 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원룸촌에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시가 퇴거 방법을 찾고 있는 가운데 박병화 가족은 지난 25일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12개월이다.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출소한 31일 오전 박병화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의 한 주택가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뉴스1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출소한 31일 오전 박병화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의 한 주택가 앞에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다. 뉴스1

박병화가 입주한 건물 인근에는 대학교가 3곳, 초등학교가 1곳, 유치원이 1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룸촌에는 약 1500세대가 살고 있다.

당시 박병화 가족은 “조카가 거주할 예정이어서 대신 계약하러 왔다”며 임차인 성명란에 박병화라고 적고, 박병화 이름으로 된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위임장 없이 임대차 계약을 맺었기에 계약은 무효이며 퇴거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게 화성시의 입장이다.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출소한 31일 오전 박병화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의 한 주택가 앞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가 출소한 31일 오전 박병화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화성시의 한 주택가 앞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날 박병화의 임대차 계약서 사본을 확보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병화의 강제퇴거 조치 방법을 찾겠다”고 한 정 시장은 일단 계약을 무효로 한 후 박병화가 관내에서 거주하지 못하도록 퇴거시킨다는 방침이다.

박병화 원룸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뉴스를 보지 않아 ‘박병화’라는 이름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도 그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며 “가족이라고 하니 관례상 위임장 없이 대리 계약을 중개했는데 이 부분에 잘못이 있다면 처벌은 달게 받겠다. 처벌받더라도 퇴거는 꼭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지역 다른 공인중개사는 “박병화 가족과 건물주 간 임대차 계약은 당사자 간의 계약이 아닌데다 위임장이 없는 계약이므로 건물주는 계약 해제를 통보할 수 있다”며 “임차인이 이미 점유(입주)했다고 하더라도 점유 자격이 없으므로 퇴거 조치는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정 시장은 성범죄자 신상 정보 공개 대상인 임차인이 공동주택 건물에 입주하면 건물주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힐 여지가 충분한데도 계약 과정에서 중요 신상 정보를 사전 고지하지 않은 것은 기망 행위에 의한 위법한 계약 내지 신의칙 위반으로 볼 수 있어 이 또한 계약 무효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물주 가족은 "계약 당시 성범죄자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계약을 무효로 하고 박병화를 강제로 퇴거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박병화가 이미 계약을 맺고, 입주했기 때문에 퇴거 요구에 불응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법적 절차에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정 시장은 권칠승 국회의원과 수원대 총학생회 등과 함께 이날 오후 3시 과천시 법무부청사를 찾아 “법무부의 졸속 행정을 규탄한다” “시민 안전을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라”며 박병화의 화성시 거주 철회를 촉구했다.

박병화는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수원시 영통구와 권선구 일대에서 20대, 40대 여성 등 10명을 성폭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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