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은마 4424가구 중 고작 2건만 매매…서울 최악 '거래 빙하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한 달 만에 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지역. 뉴스1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한 달 만에 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밀집지역. 뉴스1

주택시장이 사상 최악의 ‘거래 빙하기’를 겪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한 달 만에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단 856건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총 3만2403건이었다. 1년 전보다 60.3% 줄었고, 한 달 전보단 8.8% 감소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41만779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서울 주택 매매량은 지난 9월 3388건으로 1년 전보다 64.6%, 수도권 전체 거래량(1만2609건)은 66.1% 감소했다.

주택 유형을 아파트로 좁히면 ‘거래 절벽’은 더 심각하다.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1만8028건으로 지난해 9월보다 67.3% 급감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가 856건에 그쳐 1년 새 77.9% 줄었다. 정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8월 907건에서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개별 단지를 보면,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9월 2건이 거래됐다. 올 들어선 18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해(59건)의 30% 수준이다. 중구 신당동의 랜드마크 단지인 남산타운(5150가구)도 지난해 64건이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선 18건이 손바뀜됐다. 지난 9월 거래량은 고작 2건뿐이다. 신당동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호가(부르는 값)를 조금만 낮추면 사겠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매수 문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분양 재고는 계속 쌓인다. 지난 9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1604가구로 전달보다 27.1% 증가했다. 2015년 11월(전월 대비 54.3% 증가) 이후 6년 10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말(1만7710가구)과 비교하면 134.9% 급증했다. 월별 기준으로 2020년 1월(4만3268가구)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많다. 서울(719가구) 등 수도권의 미분양이 7813가구로 한 달 새 55.9% 늘었고, 같은 기간 지방 미분양(3만3791가구)은 21.9%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이처럼 빠르게 냉각되자 정부는 시장 연착륙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조정하고,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담보대출을 허용하기로 한 데 이어 규제지역 해제도 추진한다. 지난 9월 조정대상지역 101곳 중 41곳, 투기과열지구 43곳 중 4곳을 해제했는데 추가 해제에 나서는 것이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대상 지역을 단정적으로 얘기하긴 어렵고, 집값 하락폭과 거래량 등을 고려해 11월 중 규제지역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 지역(25개 구)과 경기도 과천, 성남 분당구, 광명 등 경기도 14곳이다. 또 서울 전 지역과 과천·성남·의왕 등 경기도 28곳, 인천 8개 구, 세종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경기도의 조정대상지역을 전부 해제하는 식의 전향적인 조치가 나와야 시장 경착륙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