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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더 안 쓴다, 한번에 2~3명 탑승도…킥보드 '안전 역주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승차정원을 초과한 남녀가 헬멧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뉴시스

승차정원을 초과한 남녀가 헬멧도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있다. 뉴시스

 전동킥보드를 타면서 헬멧을 안 쓰거나 탑승 인원을 초과하는 불법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행 중인 전동킥보드 3258대의 탑승행태를 관찰한 결과, 헬멧 착용률이 지난해 26.3%에서 올해는 19.2%로 대폭 하락했다. 10명 중 3명꼴로 헬멧을 쓰던 것이 2명으로 오히려 줄었다는 의미다.

 한명으로 제한된 탑승 인원을 초과해서 2~3명이 한꺼번에 전동킥보드를 타는 사례도 늘었다. 지난해 96.3%였던 탑승 인원 준수율이 92.7%로 3.6%p 감소한 것이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한 대의 킥보드에 올라탈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실제로 지난 5월 새벽에 서울 강남에서 전동킥보드에 함께 탔던 20대 2명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들은 헬멧도 쓰지 않았다.

 지난달 말에는 경기도 군포의 한 교차로에서 중학생 3명이 함께 올라탄 전동킥보드가 보행자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승합차와 부딪혔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역시 헬멧 미착용 상태였다.

 [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그나마 지난해보다 나아진 건 역주행 등 진행방향 준수율로 지난해 87.5%에서 올해는 94.3%로 상승했다. 주요 시·도별로는 세종시가 헬멧 착용률이 10%로 가장 낮았다. 10명 중 한 명만 전동킥보드를 탈 때 헬멧을 쓴다는 얘기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헬멧 착용률이 40.3%로 최고였다. 탑승 인원 준수율은 경상남도가 98.8%로 가장 높았고, 세종시가 80%로 조사 대상 시·도 중 최하위였다. 세종시는 통행방향 준수율은 100%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전동킥보드 이용문화가 퇴보하면서 사고도 크게 늘고 있다. 경찰청이 최근 국회 송석준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전동킥보드 사고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사고 건수는 14.8배 증가했고, 사망자 수도 4.8배나 늘어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17건이던 전동킥보드 사고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1735건에 달했다. 사망자도 2017년에는 4명이었으나 지난해는 19명이나 됐다. 부상자 역시 124명에서 1901명으로 크게 늘었다.

 공단의 권용복 이사장은 “전동킥보드가 안전한 미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의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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