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자체가 ‘레시피’…박속낙지탕이 그렇다

  • 카드 발행 일시2022.11.01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 보겠다.” 프랑스 법관이자 미식가로 알려진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이 남긴 말이다. 17세기 유명인의 말이 최근에서야 와 닿는다. 요즘 밥상은 생존이 아닌, 신념으로 차려지기 때문이다.〈완벽한 한 끼, 자연으로부터〉에서는 자연을 선택한 각기 다른 4명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밥상이 아닌,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태안의 뻘낙지와 향토음식 박속낙지탕

김성운의 코멘터리: 박속낙지탕은 태안의 향토음식이다. 박의 시원한 맛과 낙지의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로운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박속(‘박’의 하얀 속살)은 여느 한식에서 무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특별한 맛과 향을 지니진 않았지만 무보다 탱글한 식감이 특징적이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수확하는데, 가을이 딱 제철이다. 낙지 역시 가을에 가장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바다와 텃밭이 내어준 제철 산물, 낙지와 박으로 끓인 맑은 탕은 청양고추 하나로 맛의 화룡점정을 이룬다.

충남 태안에는 박속낙지탕을 파는 식당이 꽤 많다. 사진 김성운

충남 태안에는 박속낙지탕을 파는 식당이 꽤 많다. 사진 김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