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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예금 잡아라”…새벽 3시에 줄서고 저축은행은 연장근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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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애큐온 저축은행 강남금융센터점에 붙은 안내문. 1년 만기 연 6%의 이자를 주는 상품 판매 번호표가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동이 났다. 일부 저축은행선 오전 3시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김연주 기자

애큐온 저축은행 강남금융센터점에 붙은 안내문. 1년 만기 연 6%의 이자를 주는 상품 판매 번호표가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동이 났다. 일부 저축은행선 오전 3시부터 줄을 서기도 했다. 김연주 기자

“오늘 번호표 배부 끝났습니다. 월요일 오전 6시 전에 오세요.”

지난 28일 1년 만기 연 6.0% 이자를 주는 애큐온 저축은행 강남금융센터점. 번호표 100개는 오전 8시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동이 났다. 1년 만기 연 6.5% 금리를 주는 OK저축은행 선릉점 상황도 비슷했다. 번호표 250개가 오전에 동이 났다. 번호표를 받지 못해 지점 안에는 발도 디디지 못한 고객들은 “오는 31일에도 이 금리를 받을 수 있느냐”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는 게 맞느냐” “다른 지점도 마감됐느냐”고 아쉬운 마음에 안내원에게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지난 28일 오후 저축은행 10여 곳이 모여 있어 ‘저축은행 강남벨트’라고 불리는 강남 테헤란로에는 ‘금리 쇼핑’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댔다. 고객이 몰리자 OK저축은행 선릉점은 이날 영업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 30분으로 연장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날 정오 기준 전 지점 평균 90명이 대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잠실점은 오전 3시부터 줄을 섰다”고 전했다.

오프라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건 ‘금리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높은 금리의 저축은행 여러 곳을 다니며 대략 5000만원씩 나눠 예금상품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도 원리금 포함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또 오프라인은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만큼 안내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게 현장 직원의 설명이다. 연 6%대 금리면 이미 금리 꼭지라는 공감대도 고객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오프라인만 붐비는 것도 아니다. 6%대 금리 등장에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은 접속자가 폭주해 한때 마비 상태에 빠졌다. 하루가 멀다고 높아지는 예금금리를 확인하려는 소비자들이 연일 몰리면서다. 결국 저축은행중앙회는 29일부터 서버 증설에 나섰다. 사람이 너무 몰리다 보니 하루 만에 금리를 올렸다 내리는 기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 20일 연 6.5%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인 하루 만에 5.25%로 낮췄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지난 19일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연 6.0%로 올렸다가, 이튿날인 지난 20일에는 5.7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고객이 몰려와도 저축은행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높은 예금금리가 ‘제살깎아먹기’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예금 외에 별다른 조달 수단이 없는 만큼 예금금리가 오른다는 건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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