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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공예 한자리에서 만났더니...'미래' 디자인이 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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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 갤러리 전시장에서 개막한 '일상감각' 전시장 전경. [이은주 기자]

29일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 갤러리 전시장에서 개막한 '일상감각' 전시장 전경. [이은주 기자]

29일 개막한 '일상감각' 전시장 전경. 규모는 작지만 흥미진진한 공예품 30점을 선보인다. [이은주 기자]

29일 개막한 '일상감각' 전시장 전경. 규모는 작지만 흥미진진한 공예품 30점을 선보인다. [이은주 기자]

월요청자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다구세트. [저장성문화관광마케팅센터]

월요청자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다구세트. [저장성문화관광마케팅센터]

제주도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최선경 이승민의 도자 인형. [이은주 기자]

제주도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최선경 이승민의 도자 인형. [이은주 기자]

강원도 홍천 밝은공방에서 만든 수제 빗자루와 중국 저장(浙江)성에서 만든 대나무 귀걸이, 투명 아크릴로 만든 한국 규방가구(김현희)와 저장성 융캉(永康)의 전통 기술로 만들어진 사각 동주전자···. 한국과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대 공예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 감성으로 전통을 재해석하고, 일상에서 버려지는 소재를 새롭게 탄생시킨 리사이클링 제품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중수교 30주년 '일상감각' #'일상 빛내는 물건들' 30점 #중 저장성문화관광청 주최 # 한국, 중국서 15점씩 출품 # 전통문화, 현대 감각 결합 #

서울 가로수길 이길이구 갤러리 지하 1층 전시장에서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전시 '일상감각(日常感覺)'이 29일 개막했다. '한국과 중국 저장성 사람들의 일상을 빛나게 해주는 30개의 물건들'을 주제로 열린 이 전시는 중국 저장성 문화관광마케팅센터가 주최하고, '페어퍼' 매거진이 기획했다. 전시작은 총 30점으로 중국 출품작은 저장성 관광마케팅센터가 공모를 통해 15점을, 한국 제품은 전시를 기획한 '페이퍼' 편집진이 15점을 각각 골랐다.

'일상감각'이라는 제목이 보여주듯이 전시작은 모두 일상에서 보고, 만지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됐다. 디자인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전통 재료나 기법을 계승하고 친환경 요소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나무와 짚 등 양국에서 비슷한 재료와 기법으로 출발했으나 각기 다른 방식, 다른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을 살펴보는 즐거움이 크다. 중국에선 풀을 엮어 만든 초직 가정용품세트 (심효군)를, 한국에선 볏짚을 색실과 엮어 만든 빗자루(박지혜)를 내놨다. 대나무 직조기술로 만든 귀걸이(중국·서무하)와 대나무에 염색과 옻칠이 더해진 소쿠리와 채반(한국·호가여산)도 멋스럽게 진화한 전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저장성 융캉의 전통 동예기술로 만들어진 현대적 디자인의 옹 주전자. [중국저장성관광마카팅센터]

저장성 융캉의 전통 동예기술로 만들어진 현대적 디자인의 옹 주전자. [중국저장성관광마카팅센터]

저우산시 무형문화 유산 중 하나인 '어민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다자인 제품. [저장성문화관광마케팅센터]

저우산시 무형문화 유산 중 하나인 '어민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다자인 제품. [저장성문화관광마케팅센터]

대나무를 재료로 다양하게 만든 일상 소품들. '호가여산' 최경수 부부의 작품이다. [이은주 기자]

대나무를 재료로 다양하게 만든 일상 소품들. '호가여산' 최경수 부부의 작품이다. [이은주 기자]

'일상감각'전에서 선보인 컬러 고무신과 빗자루, 대나무 공예품들. [이은주 기자]

'일상감각'전에서 선보인 컬러 고무신과 빗자루, 대나무 공예품들. [이은주 기자]

중국과 한국에서 출품한 부채도 각기 다르다.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구혜자 장인을 사사한 박정연 작가는 모시, 린넨 등을 소재로 만든 부채(한국·박정연)를 선보였다. 반면 중국에선 후저우 공작의 깃털로 만든 부채(중국·후저우천공털부채유한공사)를 출품해 전통 부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줬다. 후저우의 깃털 부채는 쑤저우, 항저우의 부채와 더불어 중국 3대 부채로 꼽힌다.

양국이 내놓은 도자 작품도 각각 전통 기법이 현대 디자인과 결합해 어떻게 창의적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중국 월주 가마청자 다구세트(진붕비)가 고유의 청자색과 우아한 조형으로 눈길을 끈다면, 한국 모습공방에서 제작한 도자기 인형(한국·모습공방)은 동화 속 삽화의 한 장면처럼 인간과 동물이 어우러진 모습이 환상적이다. 룽취안시의 청자기법으로 만들어진 연꽃 조형의 디퓨저(주통감)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저우산시의 무형문화유산으로 계승되고 있는 어민화(중국·장일평)를 활용한 디자인 제품, 윈저우 자수 램프(중국·왕시), 소수민족 서족 전통 복식에서 영감을 받은 다반(중국·난작철) 도 전통 문양과 색채를 현대적으로 구현했다.

중국이 '전통'에 방점을 찍었다면, 한국 출품작엔 나이키 운동화 포장 종이로 만든 의자(이규한)·폐박스로 만든 핸드폰 케이스(ETC BLANK) 등 '업사이클링' 제품이 눈에 띈다.

29일 개막식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는 영상으로 전한 축사를 통해 "양국 예술가들이 이번 전시를 계기로 서로 이해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를 기념해 11월 1일 한국 예술가 최정화와 중국 한메이린 작가의 온라인 대담이 열리고, 전시장에선 한국차·중국차 녹차 시음과 빗자루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열린다.

정진철 저장성 문화관광청 관광마케팅센터장은 "'일상감각'전을 통해 양국의 창의적인 콘텐트를 모은 자리가 양국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 더 다양한 문화 교류가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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