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짜’ 가리자…최정-이정후, KS 빅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SG 최정이 9월 25일 인천 LG전에서 6회 좌월 2점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SSG 최정이 9월 25일 인천 LG전에서 6회 좌월 2점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프로야구 대권 판도가 마침내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정상을 밟은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키움 히어로즈가 왕좌를 놓고 다툰다. 7전 4승제의 한국시리즈(KS)는 11월 1일부터 인천SSG랜더스필드와 고척스카이돔을 오가며 열린다.

지난해 1월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탄생한 SSG는 올해 KBO리그 최초의 진기록을 썼다. 개막일부터 최종일까지 1위를 지켰다. 한때 2위 LG 트윈스의 거센 추격을 받기도 했지만,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SSG라는 이름이 새겨진 첫 번째 페넌트레이스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또, KS 직행 티켓과 함께 3주 휴식이라는 전리품도 챙겼다.

이처럼 여유롭게 KS를 기다린 SSG와 달리 키움은 치열한 가을야구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준PO에서 KT 위즈를3승2패로 꺾었고, 플레이오프(PO)에선 전력 열세를 극복하며 LG를 3승1패로 눌렀다.

물러설 수 없는 결전만을 남겨둔 SSG와 키움. 이제 시선은 대권의 향방을 가를 중심타자에게 향하고 있다. 주인공은 나란히 3번 타순을 책임지는 SSG 3루수 최정(35)과 키움 중견수 이정후(24)다. 나이부터 출신교, 포지션, 타격 스타일까지 접점은 크게 없지만, 둘 모두 뛰어난 가을야구 해결사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키움 이정후(왼쪽)가 28일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BO 허구연 총재로부터 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뉴스1

키움 이정후(왼쪽)가 28일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BO 허구연 총재로부터 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있다. 뉴스1

먼저 2005년 데뷔한 최정은 SK 왕조를 만든 일등공신이다. 첫 번째 독무대는 2008년 두산 베어스와의 KS였다. 2차전까지는 1안타로 부진했지만, 1승1패로 맞선 3차전에서 6회 결승 좌월 2점홈런을 터뜨리며 시리즈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이어 4차전에서 1타점 결승 2루타를 기록한 최정은 5차전에서도 8회 1타점 쐐기타를 때려내 역대 최연소(21세8개월3일) KS MVP로 선정됐다. 또, 2년 뒤 열린 2010년 삼성 라이온즈와 KS에선 4경기 동안 타율 0.545(11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다시 우승을 이끌었다.

두산과 다시 만난 2018년 KS에서도 최정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이때 역시 2008년처럼 5차전까지는 1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운명이 결정된 6차전에서 3-4로 뒤진 9회 2사에서 조쉬 린드블럼으로부터 극적인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최정의 동점포를 앞세워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SK는 13회 터진 한동민의 결승 아치로 통산 4번째 정상을 밟았다.

SSG 김광현(왼쪽)과 최정. 연합뉴스

SSG 김광현(왼쪽)과 최정. 연합뉴스

이처럼 가을야구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뽐낸 ‘소년장사’ 최정에게 맞설 이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포스트시즌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타격 솜씨를 발휘한다. 지난해까지의 가을야구 통산 성적은 17경기 타율 0.370(73타수 27안타) 15타점 15득점. 홈런은 없었지만, 날카로운 방망이로 키움의 전성기를 열었다.

올 시즌에는 기량이 한 층 더 발전했다는 평가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타격 5관왕을 차지한 이정후는 준PO에서 5경기 동안 타율 0.368(19타수 7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타선을 책임졌다. 이와 함께 포스트시즌 신기록인 17경기 연속 안타도 덤으로 챙겼다.

키움 이정후(가운데). 연합뉴스

키움 이정후(가운데). 연합뉴스

PO에선 방망이가 더욱 뜨거워졌다. LG 마운드의 집중 견제를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4경기 내리 안타를 생산했다. 또, 16타수 8안타로 무려 5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SK 왕조를 뒤로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역사를 창조하려는 SSG와 구단 사상 첫 번째 우승을 꿈꾸는 키움. 과연 신구(新舊) ‘가을 타짜’ 대결에서 웃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