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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사망 151명·부상 82명…"CPR 중 이송, 사망자 늘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는 151명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치는 등 총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82명 중에 중상자는 19명(경상자 63명)이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10시 10분 브리핑에서 “중상자 가운데 사망자로 전환된 분이 2명이다. 앞으로도 사망자 수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상자 대부분이 CPR(심폐소생술)로 병원에 이송돼 앞으로도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사상자 대부분이 10대~20대 청년층이라고 보고 있으며 미성년자가 포함됐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사상자 중 외국인 사망자는 19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주한미군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국인 사망자는 오전 9시 기준 2명(부상 15명)에서 19명으로 늘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중국, 이란, 동남아인들이 저희랑 비슷하게 생겨서 한국인으로 간주했었다. 신원확인해본 결과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오는 31일은 지난 4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뒤 맞는 첫 핼러윈으로, 주말 간 이태원역 인근 클럽·술집에서 파티 등 각종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그 때문에 경찰은 주말 동안 일일 약 10만명가량(총 30만명가량)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경찰기동대 등 200여명을 투입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안전질서 유지를 위해서 지난 27일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 관계자 및 이태원역장 등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인명사고 현장의 모습. 30일 오전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인명사고 현장의 모습. 30일 오전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술집과 클럽이 모여 있는 좁은 골목길로 최소 수만명의 인파가 한 데 몰리는 상황에서 현장의 안전 유지 조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일보가 만난 사고 현장 목격자 대다수는 “이태원역 인근 해밀턴호텔 인근 내리막길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는데, 해당 골목은 폭 약 5m, 길이 약 50m의 좁은 경사가 진 곳이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골목) 위 아랫길로 이동하다가 서로 뭉친 듯 섞여 있었고, 오도 가도 못 하다가 한순간에 사람들이 쓰러졌다”는 게 대다수 목격자의 전언이다.

목격자인 20대 남성 A씨는 “좁은 골목 위에 있던 다른 길에서부터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고, 골목 아래에선 사람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던 상황이 이어졌다”고 했고, 현장에서 만난 김모씨는 “유명 인플루언서가 나타났다고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사고 현장 인근으로) 더 몰렸다”고 말했다. 기자와 만난 사고 현장 인근 소재 한 클럽의 관계자는 “인파 속에서 사람들이 계속 내려오고, 앞에 있던 사람들은 깔리고 있었다”며 “(오후) 7시에 출근해 있었는데 골목 자체가 아예 포화(飽和)였고, 평상시엔 이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이 전하는 상황은 처참했다. 경기 화성에 거주하는 이모(25)씨는 “(오후) 10시 30분부터 30~40분 동안 (인파에) 깔렸었다”며 “계속 ‘살려 달라’고 했고,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인파 속에 있었던 강모씨는 “같이 놀러 온 친구가 CPR 받은 뒤 구급차에 실려 갔다”며 “어느 병원으로 갔는지 몰라 계속 물어보고 있는데 아무도 알려 주지 않는다”며 다급히 말했다.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서 한 사고 부상자가 들것에 누운 채 지인의 도움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서 한 사고 부상자가 들것에 누운 채 지인의 도움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소방당국은 29일 오후 10시15분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첫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2분 뒤인 10시17분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피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대응 단계는 오후 10시 43분 1단계가 발령된 데 이어 2단계(오후 11시 13분)·3단계(오후 11시 50분)로 격상했다.

소방과 구청, 경찰 등 각 기관 관계자 총 2421명이 구조·이송·현장관리 등에 동원됐으며 구급차 등 장비 233대가 투입됐다. 서울·경기의 재난의료지원팀 14곳이 출동했으며 다른 시·도구급대 222명(94대)도 지원됐다. 서울 한남동주민센터 3층에는 실종자 접수처가 마련돼 있으며 30일 오전 5시 30분 이후 총 140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과학수사팀과 기동대 등을 투입해서 주변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10시쯤 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10시쯤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둘러본 뒤 말없이 떠났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10시쯤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둘러본 뒤 말없이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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