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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해방됐다"…트위터 손에 쥔 머스크가 가장 먼저 한 일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51)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했다. 트위터 인수 여부를 두고 트위터·법원 등과 엎치락뒤치락한지 약 6개월만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세계 최초 민간 우주선을 발사한(2010년) 스페이스X의 수장으로 유명한 머스크. 그가 트위터를 어떻게 경영해 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가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트위터를 인수했다. '머스크의 트위터'는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세계 최고 갑부 일론 머스크가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트위터를 인수했다. '머스크의 트위터'는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슨 일이야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 지분 100%를 1주당 54.20달러(약 7만7000원), 총 440억달러(약 63조원)에 매입 완료했다. 지난 4월 트위터 인수를 결정하고 서명했던 계약서에 쓴 금액대로다. 트위터를 손에 넣은 머스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기존 경영진을 해고하는 일.

◦트럼프 계정 지운 임원 등 해고: 트위터 경영권을 확보한 머스크는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 션 에젯 법률 고문 등 핵심 임원진을 모조리 해고했다. 아그라왈 CEO는 머스크를 상대로 델라웨어주 법원에 트위터 인수 계약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립각을 세워왔다. 가데 CLO는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계정을 영구정지 시킨 인물. 머스크의 이 같은 결정은 트위터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액션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8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위터 CEO 자리를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는 해방됐다(freed)는데: 머스크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는 해방됐다(the bird is freed)”라는 트윗을 남겼다. 본인이 경영권을 차지함으로써 트위터의 심볼인 파랑새가 자유롭게 됐다는 뜻. 그러나 트위터가 정말 자유의 몸이 된 건지, 아니면 일론 머스크의 강력한 리더십에 종속될지는 미지수. 우선 ‘머스크의 트위터’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트위터 주식은 28일부터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가 중지됐다. 트위터 주주들은 주당 54.20달러를 받게 되며, 트위터는 비공개 기업이 된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자금을 모으던 5월 “3년 내 트위터 재상장을 약속한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언한 바 있다.

잿빛 전망 나오는 이유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여부를 두고 지난 6개월간 번복을 거듭한 데 대해 로이터는 “지옥 같은 여정(helluva ride)이었다”고 평가. 인수 여부는 물론 자금 마련 방안, 인수 후 계획을 둘러싸고 머스크와 트위터, 투자자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잡음이 나왔기 때문.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된 지금도 머스크의 트위터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핵심 이용자 이탈": 트위터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핵심 이용자들이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이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로이터는 25일 트위터 내부 문건 ‘트위터들은 어디로 갔나(Where did the Tweeters Go?)’를 입수, “핵심 이용자들이 감소하는 데다 뉴스·스포츠 등 광고주가 선호하는 주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고 보도. 핵심 이용자란 주 6일 이상 접속, 매주 3~4회 이상 포스트를 작성하는 이용자들. 트위터 전체 이용자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하지만, 전체 포스트의 90%를 작성하며 트위터 수익의 절반을 차지한다. 전 세계 트위터 이용자 수는 약 4억명. 페이스북(29억명), 인스타그램(14억명) 등에 비해 적지만 그럼에도 트위터가 콘텐트 영향력을 유지하는 건 이들 핵심 이용자들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들을 어떻게 다시 찾아올지가 관건이다.

◦직원들 구글·메타로 떠났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추진 이후 직원들의 이탈도 크게 늘었다. 지난 90일 동안 트위터 직원 530명이 퇴사했는데 이는 전분기 대비 60% 증가한 수치. 퇴사 직원들 중 30%는 구글, 메타로 이직했다. 머스크는 부인했지만, 그가 트위터 경영을 시작하면 전 세계 임직원의 75%에 해당하는 5500명을 해고해 조직을 줄일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위터 직원들의 퇴사·이직 행렬은 계속될 예정.

◦경영 악화 어떻게 타개할까: 갈수록 나빠지는 트위터의 실적을 머스크가 어떻게 회복시킬지도 관심. 트위터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억7666만 달러(약 1조6755억원)로 전년 대비 1.2% 낮았다. 시장 추정치보다도 10.9% 낮은 수치. 같은 기간 순손실은 2억7000만 달러(약 3844억원)였는데, 1년 전에는 순이익 6600만 달러(약 939억원)를 기록했다.

그래도 기대하는 건

‘머스크의 트위터’에 가장 신난 건 도지코인.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도 도지코인 사용을 추진 중인데, 트위터에도 조만간 도지코인 결제 시스템이 도입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트위터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이번 주 도지코인은 40% 넘게 치솟았다.

머스크는 지난 6월 트위터의 유료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도지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위터 블루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한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트위터 취소, 광고 제거, 긴 영상 올리기 등이 가능하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을 모으며 “트위터 블루를 구독하는 이용자가 2025년까지 6900만명, 2028년까지 1억59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머스크가 도지코인 결제 등을 도입해 트위터 블루 매출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이를 통해 실적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더 알아야 할 것

◦머스크의 ‘정치 리스크’: 트위터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머스크의 ‘친러’, ‘친중’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또 “홍콩처럼 ‘대만특별행정구’를 만들자”며 대만에 대한 통제권을 중국에 넘기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그의 정치적 발언, 행보가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울한 빅테크 실적: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우울한 실적 발표가 계속되는 중. 잇따른 ‘어닝 쇼크’와 맞물려 주가도 급격히 빠지고 있다. 27일 CNBC 보도에 따르면 메타·알파벳·MS·아마존·테슬라·넷플릭스·애플 등 7대 기술주의 합산 시가총액은 7조6943억 달러로 1년 만에 3조415억 달러(약 4328조원)가 증발했다. 빅테크의 부진한 성적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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