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0세 노인, 3분의1로 줄었다…코로나 참사? 알고보니 황당 이유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뉴스 ONESHOT’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권덕철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100세 어르신에게 청려장(장수지팡이)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덕철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100세 어르신에게 청려장(장수지팡이)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기자의 촉: 100세인 가장 많은 장수마을은 제주시 

10월 1일은 1991년 유엔(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이다. 우리 정부는 매년 이즈음에 기념식을 연다. 지난달 30일 기념식이 열렸고 100세가 된 어르신 2398명에게 윤석열 대통령 부부 명의의 축하카드가 발송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있게 한 어르신의 헌신과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미국·영국도 100세 생일에 대통령 부부와 국왕이 축하카드를 보낸다.

우리는 청려장(靑藜杖)이라는 장수 지팡이를 지급한다. 통일신라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70세가 되면 나라가 만들어준다는 지팡이라는 의미에서 국장(國杖)을, 80세에는 임금님이 내린다고 해서 조장(朝杖)을 하사했다고 한다.

주민등록상 100세가 된 노인이 지급 대상이다. 다만 주민등록과 실제 나이가 다를 경우 실제 나이가 100세로 명확하게 확인되면 지급된다.

초고령화 탓에 100세가 된 어르신이 2018년 1343명, 2020년 1762명, 지난해 2013명, 올해 2398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민등록인구 통계에서도 100세 이상의 노인이 2018년 1만8783명에서 계속 증가해 지난해 2월 2만2295명까지 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3월부터 줄더니 올해 9월 7724명으로 떨어진 것이다. 3분의 1로 급감한 것인데,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혹시 코로나19 때문일까. 코로나가 2020년 1월 발발한 후 지난해 3월 3차 유행부터 사망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델타, 올 3월 오미크론이 기세를 떨칠 때 사망자가 급증하긴 했다. 80세 이상 초고령 노인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봤다.

하지만 지난 22일 기준 전체 코로나 사망자 2만8974명 중 100세 이상은 273명에 불과하다. 95~99세는 1354명, 90~94세는 3853명 숨졌다. 코로나가 100세인 급락에 일부 기여했을 테지만 주요 원인이 아닌 게 분명하다.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주민등록 오류가 범인이다. 그동안 주민등록과 실제 인구가 다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월 18~2월 21일 처음으로 '장기 거주 불명자' 40만명 중 5년 이상 거주지를 등록하지 않은 29만명을 일일이 확인 조사했다. 읍·면·동 공무원들이 동원됐다.

2019년 주민등록법이 개정되면서 거주 불명자 조사를 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지난해 첫 조사에서 거주 불명 기간이 5년 이상이면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적이 없거나 기초연금을 수령한 적이 없으면 말소됐다.

그랬더니 지난해 2월 2만2295명이던 100세인이 3월에는 1만1635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0~12월에는 100세인만 따로 거주 불명자 사실 조사를 했고, 올 7~9월 2차 일제 조사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등록 통계의 허수가 점점 줄었고, 실제 인구에 근접했다. 법령에 따라 매년 이런 조사를 하게 돼 있어 100세인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주민등록 통계가 허술하다 보니 종전에는 사망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등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일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장수지팡이 청려장. 연합뉴스

장수지팡이 청려장. 연합뉴스

올 9월 기준 100세인 7724명 중 여성이 6446명, 남성은 1278명이다. 여성이 남성의 5배에 달한다.

광역지자체 중 경기도에 1728명이 몰려있다. 다음은 서울 1306명이다. 고령화율이 높은 전남·경북·충남·전북 등의 순으로 100세인이 많다.

기초자치단체 중에는 제주시에 가장 많은 100세인이 산다. 147명이다. 고양시 145명, 용인시 141명, 성남시 136명, 수원시 127명 순이다. 고양·용인·수원은 인구가 100만명 넘는 특례시라서100세인이 많은 게 당연한 듯하다. 남양주·부천·청주·전주시가 그 뒤를 잇는다.

기초단체 중 수원 인구가 118만8234명으로 가장 많다. 제주시(49만3575명)의 2.4배이다. 그런데도 제주시에 100세인이 20명 더 많다. 제주 인구의 0.03%, 수원 인구의 0.01%가 100세인이다.

서울 25개 구 중에는 노원구가 84명으로 가장 많다. 강남구·송파구·강서구 순으로 많다.

군 단위 중에서는 전남 고흥군(41명)에 가장 많다. 다음으로 전북 고창군, 충남 예산군, 전남 해남군, 부산 기장군, 전남 보성군, 경기 양평군, 충남 홍성군 등의 순으로 많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