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은 안된다더니"…키움 감독, 켈리의 녹색 글러브 어필한 이유

프로야구 경기에서 초록색 글러브 착용은 야구규칙 위반일까, 아닐까.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이 논란에 한 번 더 의문을 제기했다.

28일 키움과의 PO 4차전에서 왼손에 초록색 글러브를 끼고 투구하는 LG 선발 케이시 켈리. 뉴스1

홍 감독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 플레이오프(PO) 4차전 2회 말이 끝난 뒤 심판진에게 가벼운 항의를 했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가 끼고 나온 글러브 색상을 문제 삼은 것이다. 키움 관계자는 "상대 투수 글러브 색이 잔디색과 같은 초록색이라 심판진에 글러브 교체 관련 어필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BO가 발행한 2022 공식 야구규칙 3.07(a)항에는 '투수용 글러브는 가죽의 가장자리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 흰색, 회색 또는 심판원이 타자의 집중을 저해한다고 판단하는 색상을 사용할 수 없다. 모든 야수는 팬톤(Pantone) 색상 기준 14시리즈보다 밝은 색상의 글러브를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또 (c)항에는 '주심은 자체적인 판단이나 다른 심판원의 의견 또는 상대 팀 감독의 어필을 근거로 3.07(a)를 위반하는 글러브의 사용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홍 감독이 켈리의 글러브 색을 문제 삼은 것은 키움 소속 투수 정찬헌이 같은 색 글러브를 사용하다 심판의 저지를 받은 적이 있어서다.

지난 7월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초록색 글러브를 끼고 투구하다 심판진의 저지를 받은 키움 정찬헌. 사진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은 지난 7월 2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초록색 글러브를 끼고 2회 초까지 투구했지만, 3회 초에 앞서 심판진의 지적을 받고 글러브를 갈색으로 교체했다. 심판진은 "잔디와 비슷한 초록색 글러브가 타자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한 달여 뒤인 8월 12일엔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승현이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핑크색 글러브를 끼고 마운드에 올랐다가 주심의 지적을 받고 검은색 글러브로 바꿔 끼기도 했다.

홍 감독은 이런 기억을 떠올려 당시 정찬헌의 글러브 색과 유사한 켈리의 초록색 글러브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PO 3차전의 심판진은 홍 감독의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켈리는 글러브를 교체하지 않고 투구를 이어갔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