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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에 동분서주 금융당국…다음주 5대 금융지주 회장 회동

중앙일보

입력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돈맥경화'에 빠지자 금융당국이 동분서주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하자 주식시장 ‘큰손’으로 불리는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대부업체와 시중은행까지 불러 모아 과도한 환매 자제를 단속하고 서민층 자금 공급 등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2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협회,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과 자금시장 관련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업권의 자금 현황과 대응 노력 등을 공유하고 논의했다. 또 금감원‧대부금융협회와 함께 대부업계의 서민층 신용공급 현황에 대한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대부업체 등에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에 대해 정책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수사·단속 체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레고랜드발 '돈맥경화' 사태에 금융시장이 위축됐다. 일러스트=김지윤

레고랜드발 '돈맥경화' 사태에 금융시장이 위축됐다. 일러스트=김지윤

앞서 지난 27일엔 금융위와 금감원‧기획재정부가 함께 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사학연금‧공무원연금‧토지주택공사‧삼성생명 등 10여 개 대형 기관투자자를 모아 간담회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대한 추종 매매와 평소 이상의 대규모 환매, 채권 매각, 펀드 환매 등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며 “기관 한 곳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줄줄이 좇을 수 있어서 금융당국이 미리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에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의 적극적인 매입을 요청했지만 국민연금은 이에 대해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MMF 시장에서 지난 18~24일 매일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MMF에서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면 펀드에 편입된 기업어음(CP) 등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채권 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

다음 달 1일엔 5대 금융지주 회장들도 모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모이는 것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5대 금융지주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각 업체가 계획한 실행안 등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음 달 1일 5대 금융지주 회장 모여 간담회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 경제 회의에서 “현재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빌린 차주들이 실업이나 질병 등으로 어려울 경우 원금상환을 3년 유예할 수 있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 있는데 지금은 어려움의 모습이 바뀌어서 상황에 맞춰 혜택 대상자를 넓히는 방안을 은행과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금융위는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5대 금융지주 부사장들이 모여 시장안전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참여한 부사장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채권·증권시장 안정펀드 재조성 사업 등 다양한 시장안정조치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은행채 발행을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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