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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챔피언 박정환, 최다 우승 커제 압도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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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32강전 둘째 날 

28일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에서 박정환 9단이 중국 커제 9단과 대국하는 모습. 사진 한국기원

28일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에서 박정환 9단이 중국 커제 9단과 대국하는 모습. 사진 한국기원

너무 일찍 성사된 세기의 대결. 전 대회 우승자와 전전 대회 우승자 간의 승부는 전 대회 우승자의 완승으로 끝났다.

박정환 9단이 28일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 둘째 날 경기에서 중국의 커제 9단을 168수 만에 백 불계승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로 박정환 9단은 커제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 15승 14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2013년 10월 중국 갑조리그에서 처음 만난 한중 두 나라의 대표 기사는 이번 대회 전까지 14승 14패로 팽팽하게 맞서왔다.

삼성화재배 2021년 우승자 박정환 9단과 2020년 우승자 커제 9단의 32강전은 대회 초반 최대의 흥행 포인트였다. 세계 초일류를 다투는 한중 양국의 최강자가 본선 1라운드에서 만난다는 건, 최강자 중 한 명은 1라운드에서 탈락한다는 뜻이어서였다. 문자 그대로의 미리 보는 결승전을 전 세계 바둑 팬이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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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한때 ‘한국 바둑의 공공의 적’이라 불렸던 커제 9단이 힘 한 번 못 쓰고 무너졌다. 박정환 9단이 포석에서부터 국면을 완전히 장악한 덕분이겠으나, 2020년 우승을 비롯해 삼성화재배에서 모두 네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중국 최강 기사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울 정도(송태곤 9단)”였다. 속기파로 유명한 커제 9단이 제한시간 2시간 바둑에서 초읽기에 들어갔던 시간, 신중한 바둑을 두는 박정환 9단에겐 45분이나 남아있었다. 박정환 9단이 초반부터 상대를 궁지에 몰았고, 커제 9단은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28일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에서 대국 중인 최정 9단. 사진 한국기원

28일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에서 대국 중인 최정 9단. 사진 한국기원

28일 열린 32강 둘째 날 경기에서 한국 선수는 박정환 9단을 비롯해 모두 5명이 승리했다. 한국 8위 김명훈 9단이 중국 2위 리쉬안하오 9단의 좌변 흑대마를 잡고 156수 만에 백 불계승했고, 변상일 9단은 295수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을 백 반집으로 이겼다. 이외에 최정 9단은 일본의 사다 아쓰시 7단을, 이형진 6단은 중국의 위즈잉 7단을 꺾었다. 이로써 27일 열린 32강 첫째 날 경기에서 승리한 신진서 9단과 김지석 9단을 포함해 한국 선수는 모두 7명이 16강에 진출했다. 중국은 구쯔하오 9단, 양딩신 9단 등 5명이 16강에 올랐고 일본은 3명, 대만은 1명이 살아남았다.

28일 32강전이 끝난 직후 진행된 16강 대진 추첨 결과, 한국 1위 신진서 9단이 중국 3위 판팅위 9단과 16강에서 만나는 빅 매치가 또 다시 성사됐다. 중국 1위 커제 9단과 2위 리쉬안하오 9단이 32강에서 탈락하면서 판팅위 9단이 2022 삼성화재배에 남은 중국 최고 랭킹 기사가 됐다. 신진서 9단과 판팅위 9단의 상대 전적은 5승 1패로 신진서 9단이 앞선다. 16강전은 10월 31일과 11월 1일 하루에 네 경기씩 열린다.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각자 제한시간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우승 상금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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