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화(왼쪽) 전 국회의장이 지난 5월 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사단법인 새한국의비전 주최로 열린 '새 정부에 바란다' 제2차 토크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주최한 27일 세미나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한 쓴소리가 나왔다.
정 전 의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새한국비전'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한 카페에서 '한국 정치의 실종과 위기'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과 김형준 명지대 교수, 허민 문화일보 전임기자와 야권 인사인 우윤근 전 주 러시아대사 등이 참여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토론장에 인사차 방문해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정 전 의장은"세계가 대혼돈의 시대로 빠져들어가고 있지 않나 걱정이 되는데 우리 정치를 보면 완전히 딴세상에서 놀고 헤매고 있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우리 정치가 지향하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조차 제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높아진 위상에 취해서 그런지 위기 시대가 세계적으로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가 이런 데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형두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안은 당대표 때문에 민주당 전체가 볼모로 잡혀있고, 우리당은 당대표라는 엉뚱한 내홍 때문에 큰 진통을 겪었다"며 "정치가 큰 혼란과 위기에 빠져있는데 바닥을 치고 나면 다시 한번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민 문화일보 전임기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20~30%대에 머물러 있는 것에 대해 '본인 리스크'를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허 전임기자는 "비호감적 요소를 어떻게 줄일지, 자신과 부인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가 필요한데) 그걸 못하고 있다"며 "30% 지지율이 나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고 했다.
김형준 교수는 "최근 지지율 하락의 핵심은 '윤석열다움'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의 내러티브,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느냐가 없다. 어젠다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민생과 관련해 담대한 협치를 했어야 했는데 굉장히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개헌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 전 대사는 한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점을 '제왕적 대통령제'로 꼽으며 국회 내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우 전 대사는 "(대통령제 하에서) 이긴자들은 전리품 챙기기에 정신없는 구조가 되고 국회는 대권 도전의 베이스캠프일 뿐"이라며 "87년체제를 청산하고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형준 교수는 4년 중임제나 내각제 등으로의 권력구조 개편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등의 대안을 제안했다.
대표적 정 전 의장은 "가까운 시일 내 개헌에 대한 이야기를 원점에서 할 기회가 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