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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LNG선 싹쓸이한 ‘K-조선’, 흑자 전환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1위 조선사 그룹인 한국조선해양이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진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도크 모습. 사진 한국조선해양.

전세계 1위 조선사 그룹인 한국조선해양이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진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도크 모습. 사진 한국조선해양.

수익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증가와 고환율(원화가치 하락) 효과로 ‘K-조선’이 모처럼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한국조선해양, 3분기 영업익 1888억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888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2%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추정한 전망치를 훌쩍 웃돈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9% 늘어난 4조264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꾸준히 원가를 절감한 덕분에 최근 3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환율 상승 효과에 따른 외환 관련 이익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HD현대 역시 주력인 조선사업 적자 탈출에 힘입어 2개 분기 연속으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사진 해양수산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사진 해양수산부

러시아 전쟁으로 ‘귀하신 몸’ 된 LNG 선박

‘K-조선’의 수주 훈풍은 LNG운반선을 타고 불어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이 막힌 국가들이 새로운 수입처를 찾으면서 LNG선 수요가 폭증, 선박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조선해양 3사(현대중공업 52척·현대미포조선 1척·현대삼호중공업 39척)는 지난달지 총 92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LNG선 수주 잔량이 79척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전 세계 LNG선의 80∼90%를 수주하며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 여기에 환경 규제로 노후 선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선박에 대한 수요 또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개선 기대에도 파업 리스크에 걱정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05억원, -820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가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선 업계는 이미 연초부터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며 부활의 신호탄을 예고했다. 그간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아 오던 저가 수주에 따른 부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완전히 털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일한 리스크는 ‘파업’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26일 기본급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등을 요구하며 일제히 파업안을 가결했다. 노조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교섭에 미온적이면 동시 순환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선박 가격이 이제 겨우 후판 가격 등 원가 부담을 상회하기 시작했다”면서 “파업과 인력난만 없어야 이번 수주 호황을 호실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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