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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이재명 특검' 반대…"가장 가혹한 자에게 수사 맡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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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27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대장동 특검’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특검과 관련한 정의당의 입장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면 정의당의 도움이 필요했던 터라, ‘야당 단독 특검법 강행’이란 민주당의 계산이 꼬이게 된 모양새다.

 정의당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정의당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에서 “떳떳하다는 이재명 대표 말씀을 신뢰하고 싶다”며 “가장 가혹한 자들에게 수사를 맡기고 결백을 증명하는 정공법을 택하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제1야당 주도의 특검법 발의는 국회의 기능정지를 불러올 것”이며 “이 대표께서 말씀하신 (민생)과제들을 정기국회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이 정치의 블랙홀이 되는 일이 없도록 재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의당은 검찰 수사와 공소장을 지켜보고, 특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일부 여지를 남기기도 했지만, 사실상 “특단의 사유가 있지 않은 한 특검을 추진하는데 동참하지 않겠단 뜻을 밝힌 것”(정의당 관계자)이란 게 정의당 측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여권을 향해서도 화살을 날렸다. 윤석열 정부의 야권 겨냥 수사에 대해선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사정 기관을 앞세운 통치는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비속어 논란’에 대한 사과를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윤 대통령은)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같은 극렬 인사를 사퇴시키고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 등) 자신의 실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 직전 주재한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와의 비공개 환담 자리에서도,“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국회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사과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안민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11차 본회의에서 안민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정의당이 ‘대장동 특검'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민주당의 특검법 단독 강행 시나리오엔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특검법 상정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재적위원 5분의 3(180석) 의결로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바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169석의 민주당으로선 정의당(6석)의 도움이 필수였다. 군소 야당인 기본소득당(1석), 시대전환(1석)과 무소속(7석)을 다 끌어모아도 180석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

한편 이날 본회의 상정이 예상됐던 정우택 국회부의장(5선·국민의힘 후보) 선출안은 민주당의 반대로 다음 달 10일로 연기됐다.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건의 본회의 상정도 함께 무산됐다. 검찰 수사로 여야 대치가 격해지면서 양당 지도부가 일정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우리 당대표가 국회부의장을 겸하는 건 부당하다고 해서 부의장 교체를 하게 됐는데 또 무슨 심통이 났는지 오늘 못해주겠다고 한다”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내 강경한 의견 때문에 오늘 못하게 돼 아쉽다는 의견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질병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도록 하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일부개정안 등 여야가 합의한 비쟁점법안 44건만이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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