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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 17.4㎞ 구간 지하로…가양대교-영동대교 공원화

중앙일보

입력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 벤치마킹 대상으로 둘러본 스페인 마드리드시 리오공원. 이 공원은 원래 M30고속도로였지만, 마드리드시는 고속도로를 지하로 내리고 상부에 공원을 조성했다. 마드리드(스페인)=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 벤치마킹 대상으로 둘러본 스페인 마드리드시 리오공원. 이 공원은 원래 M30고속도로였지만, 마드리드시는 고속도로를 지하로 내리고 상부에 공원을 조성했다. 마드리드(스페인)=문희철 기자

17.2㎞ vs 80.5㎞
전자는 서울시청서 1시간 동안 이동할 수 있는 평균 거리고, 후자는 스페인 마드리드시청에서 역시 같은 시간 이동 가능한 평균 거리다. 스페인 수도보다 한국 수도 서울의 도심 차량 정체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통계 자료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글로벌 도시 벤치마킹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리오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서울의 상습 정체 구간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민자를 유치해 주요 도로를 지하화한다는 내용이다.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 일부 차선이 지하로 내려가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지상 도로가 녹지·보행로·자전거도로로 바뀐다.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 지하화

강변북로 지하화 개념도. 그래픽 박경민 기자

강변북로 지하화 개념도. 그래픽 박경민 기자

우선 한강변 북쪽을 따라 서울을 동서로 잇는 강변북로(28.4㎞) 중 17.4㎞ 길이 도로가 지하화 사업 대상이다. 현재 양방향 8개 차선을 운영 중인 가양대교-영동대교 구간에서 6개 차로만 지상에 남는다. 한강 상부에 교각 형태로 운영 중인 구리방향 4개 차로는 3차선으로 줄고, 나머지 1개 차로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보도로 바꾼다.

역시 4차로인 일산 방향 차로도 3개 차선만 운영한다. 나머지 1개 차로는 공원화한다. 특히 재구조화 이후에도 지상에 남는 양방향 6개 차로는 자동차전용도로가 아닌 일반도로로 바뀐다. 지금과 달리 시민이 한강으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신호등·횡단보도가 강변북로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대신 지하에 일산방향(3차로)과 구리방향(3차로) 등 6개 차로를 추가로 뚫는다. 올림픽대로와 더불어 서울에서 가장 막히는 길로 꼽히는 강변북로 상습 정체를 피하기 위해서다.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개념도. 그래픽 박경민 기자

경부간선도로 지하화 개념도. 그래픽 박경민 기자

서울 도심 중앙을 관통하는 경부간선도로 역시 지하로 내려간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제2차 도로망 계획에 따라 민자를 유치해 기흥-양재 30㎞ 구간을 지하화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 계획상 지하도로가 끝나는 양재나들목부터 한남동까지 서울시가 왕복 12차로를 지하에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이승석 서울시 도로계획과장은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은 이르면 2026년 착공하며, 경부간선도로는 2028년 첫 삽을 뜨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녹지 확대는 물론 차량 정체까지 해소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시 M30고속도로 상부에 조성한 리오공원에서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리오공원을 시찰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시 M30고속도로 상부에 조성한 리오공원에서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 건축가(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함께 리오공원을 시찰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문희철 기자

이렇게 서울을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도로 일부가 지하로 내려가면서 생기는 상부 공간은 공원 등 녹지로 조성한다. 이날 오 시장이 방문한 스페인 마드리드 리오공원이 롤모델이다.

리오공원은 원래 한국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유사했다. 스페인 외곽을 둥그렇게 감싼 32.5㎞ 길이의 M30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었다. 그런데 이 도로 때문에 시민이 강변으로 진입하기 어려웠다. 강가가 슬럼화하고 공해 문제를 유발했다.

2007년 마드리드시는 이중 만사나레스강과 인접한 남서쪽 8㎞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결정했다. 4년 동안 차도를 지하도를 뚫는 공사를 거쳐 마드리드 시민이 즐겨 찾는 100만㎡ 규모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도로가 단절했던 마드리드시 내·외부를 연결하면서, 동시에 차량 정체까지 해소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스페인 마드리드시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마드리드 시청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청취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문희철 기자

스페인 마드리드시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마드리드 시청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청취하고 있다. 마드리드(스페인)=문희철 기자

페르난도 포라스 이슬라 리오공원 공동건축가는 “M30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한 이후 차량 이동량이 급증했는데도 교통사고·이동시간은 감소했다”며 “운전자와 보행자 만족도가 동시에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민자를 유치해 강변북로·경부간선도로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서울은 상업 시설을 만들어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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