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해 “보여주기식 압수수색”이라고 비판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에 대해선 “판단 미스”라고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민주당사를 2차 압수수색한 검찰을 향해 “(검찰은) 민주당이 잘못을 했는데도 당 전체가 똘똘 뭉쳐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어하는 ‘방탄정당’이라는 그림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뒤,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강한 반발로 불발됐고, 5일만인 24일 재차 압수수색했다.
조 의원은 “당사 압수수색에서 갖고 간 게 파일 4개인데 내용이 당내 특별위원회 명단 이런 것들”이라며 “김용 부원장하고 전혀 무관한 파일 4개만 달랑 들고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용 부원장이 부인하거나 묵비하고 있는데 그러면 이게 대선자금, 경선자금이라는 걸 입증할 제3의 증거, 물증이 있는 상태에서 과연 이걸 대선자금으로 규정을 했냐”고 물으며 “단정 짓는 게 너무 빠르다. 민주당 전체를 방탄그룹으로 만들고 (대표와) 분리 시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민주당이 잘못을 했는데도 당 전체가 똘똘 뭉쳐서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어하는 ‘방탄정당’이라는 그림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수사가 민주당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조 의원은 또 자당 김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방식이 서툴렀다고 말했다. 그는 “더 백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든가 ‘살라미’를 던지고 받고 하면서 타격전을 해야 하는데, 한꺼번에 다 주고 일방적으로 저쪽에서 반박하게 했다”며 “(김 의원의) 판단 미스 (였다)”고 했다.
이어 “한동훈 법무장관이 좀 설익었다 싶은 틈을 노리고 있다 확 들어가 오버액션하면서 완전히 전세를 순간적으로 역전 시켰다”고도 평가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지난 7월 저녁 윤석열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서울의 한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의혹을 반박하며 “김 의원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현재 술자리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 안팎에서도 김 의원의 의혹 제기가 다소 성급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재성 전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 라디오에서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 안 가는 측면이 있다”며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성질하고는 조금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조금 실책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국회에서 장관이나 국무위원에게 질의를 할 때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근거를 갖고 질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 장관은 27일 오전 개인 자격으로 낸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확산시키고 있다”며 당 차원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