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푸틴의 핵시위…ICBM·SLBM·극초음속 미사일 다 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례 핵전쟁 훈련인 그롬에 참가한 러시아군의 Tu-95MS 전략폭격기. [로이터=연합뉴스]

정례 핵전쟁 훈련인 그롬에 참가한 러시아군의 Tu-95MS 전략폭격기.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관하는 가운데 정례 핵전쟁 훈련인 ‘그롬(우뢰)’을 실시했다. 이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지도 아래 군이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전략적 억지력 훈련을 했으며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가 실제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핵전쟁 훈련 실시를 미국에 통보한 데 이어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거리 1만1000~1만2000㎞에 최고속도 마하 20 이상의 야르스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으며, 시네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북부 바렌츠해에서 쏘아 올렸다.

정례 핵전쟁 훈련인 ‘그롬’의 실시를 미국에 통보한 러시아가 26일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최대사거리 1만2000㎞에 최고속도 마하 20 이상의 야르스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시네바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순항미사일의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정례 핵전쟁 훈련인 ‘그롬’의 실시를 미국에 통보한 러시아가 26일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최대사거리 1만2000㎞에 최고속도 마하 20 이상의 야르스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시네바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순항미사일의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순항미사일, 이스칸데르 전술 탄도미사일의 발사 장면도 공개했다. 미그-31 전투기, 전략 잠수함, 구축함과 소형 미사일 전투함, 투폴레프(TU)-95 전략폭격기 등도 함께 등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적의 핵 공격에 대응해 대규모 핵 공격을 가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은 군사 지휘 통제 기관, 전투 요원의 준비 태세와 함께 전략핵무기 및 비핵무기의 신뢰성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우주항공군과 남부관구군, 전략미사일군, 북방 및 흑해 함대가 참여했다. 지난 25일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일상적인 그롬 훈련에 대한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장소와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이번 훈련은 미국을 비롯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핵 억지 훈련을 하는 상황에서 열려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소련권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의 보안·정보 기관장 영상회의를 주재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소련권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의 보안·정보 기관장 영상회의를 주재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영상을 통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보고를 들었다. 매년 핵전쟁 훈련을 해온 러시아는 올해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 2월 19일 이후 8개월여 만에 두 번째 훈련을 시작했다.

푸틴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소련권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의 보안·정보 기관장 영상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역 및 세계의 분쟁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핵물질을 넣은 재래식 폭탄)’ 사용 계획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하고 핵심 기반시설의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을 터뜨린 뒤 이를 러시아의 탓으로 돌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인도와 중국의 국방부 수장과 개별 통화를 한 뒤 “우크라이나가 더티 밤을 사용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핵전쟁 훈련에 들어가면서 이를 핑계로 핵무기를 이동하거나 실제로 핵무기를 실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한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