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윤 대통령의 사과를 여러 번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터진 이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 '이 XX'라고 발언했다는 이유로 비속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이 XX'는 미국 국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단순한 말실수이고 해프닝일 수 있는 것인데 완곡하게라도 유감 표명을 하고 털고 가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거듭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장의 요청이 대통령실에도 전달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도 '더불어민주당의 사과 요구를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앞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 발언 논란 등을 사과하지 않으면 시정연설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은 김 의장의 사과 제안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 등 5부 요인과 국민의힘, 정의당 지도부를 만나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할 만한 일이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추가로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 요청은 하지 않았으나, 공개 인사말에서 "여의도 날씨가 (최근 선선한 날씨보다)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와 야당 의원을 향해 막말한 것에 대해 민주당과 정의당만이 아니라 김 의장마저 시정연설 전에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으로 국회를 정상 운영하자고 대통령실과 여권에 거듭 요청했으나 단박에 거부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