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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대통령실·與에 "尹 비속어 논란 사과해야" 수차례 요청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3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앞두고 김진표 국회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사전 환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3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앞두고 김진표 국회의장의 영접을 받으며 사전 환담장으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진표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윤 대통령의 사과를 여러 번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터진 이후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윤 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수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 '이 XX'라고 발언했다는 이유로 비속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이 XX'는 미국 국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장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단순한 말실수이고 해프닝일 수 있는 것인데 완곡하게라도 유감 표명을 하고 털고 가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거듭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장의 요청이 대통령실에도 전달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도 '더불어민주당의 사과 요구를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앞서 윤 대통령이 비속어 발언 논란 등을 사과하지 않으면 시정연설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은 김 의장의 사과 제안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 등 5부 요인과 국민의힘, 정의당 지도부를 만나 비공개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속어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자 "사과할 만한 일이 없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추가로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 요청은 하지 않았으나, 공개 인사말에서 "여의도 날씨가 (최근 선선한 날씨보다) 훨씬 더 싸늘한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와 야당 의원을 향해 막말한 것에 대해 민주당과 정의당만이 아니라 김 의장마저 시정연설 전에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으로 국회를 정상 운영하자고 대통령실과 여권에 거듭 요청했으나 단박에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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