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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보다 못한 ○○들" 막말 교사…학부모 항의에 '보복 폭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남 의령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돼지보다 못한 ○○들” 등의 폭언을 하면서 한때 집단 등교 거부 사태까지 빚어졌다. 해당 교사는 폭언 문제로 항의 방문한 학부모들과 면담 후 보복성 폭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경남 의령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폭언 내용을 피해 학생이 작성했다. 사진 A 초등학교 학부모, 연합뉴스

최근 경남 의령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폭언 내용을 피해 학생이 작성했다. 사진 A 초등학교 학부모, 연합뉴스

‘교실 더럽다’며 막말과 욕설

26일 경남교육청·경남경찰청·의령군에 따르면 해당 학교 1학년 담임인 A교사는 지난 13일 점심시간 5학년 교실에서 5학년 학생을 상대로 청소 지도를 하던 중 ‘교실이 더럽다’ 등 이유로 폭언했다. 당시 5학년 담임 교사는 교사들 간 수업 방식 등을 공유하는 ‘수업 나눔’ 때문에 1학년 교실에 가 있었다.

피해 학생들은 당시 A교사로부터 “교실이 돼지우리보다 더럽다”, “돼지보다 못한 ○○들”, “공부도 못하는 ◇◇들”, “1학년보다 못한 ◇◇들” 등 막말과 욕설을 동반한 폭언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A교사는 “너희를 욕한 게 아니라 반이 더러워 그런 거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나흘 뒤인 지난 17일 한 피해 학생 부모가 항의 방문하면서 학교 측도 이런 상황을 알게 됐다. 다음 날 A교사는 "사과하겠다"고 했다.

학부모 항의방문…사과한다던 교사 재차 폭언

하지만 지난 21일 또 다른 피해 학생 학부모 중 일부가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 방문했다. A교사는 학부모와 면담을 마친 뒤 격분해 5학년 교실을 찾아가 학생들에게 보복성 폭언을 했다고 한다.

당시 A교사로부터 또 폭언을 들은 일부 학생은 조퇴했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면담 이후) A교사가 화가 난 상태에서 여러 말을 했다고 하는데, 해당 발언을 ‘폭언’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며 “교사도 폭언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남 의령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폭언한 것을 피해 학생이 작성했다. 사진 초등학교 학부모, 연합뉴스

최근 경남 의령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폭언한 것을 피해 학생이 작성했다. 사진 초등학교 학부모, 연합뉴스

집단 등교 거부…2주 넘어서야 공개 사과

보복 폭언 후 지난 24일 5학년 학생 12명 전원은 등교를 거부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이날 학교 측에 A교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다음 날인 25일 A교사는 학부모와 함께 등교한 피해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으로 마음 아프게 해 미안하다.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학교 측은 지난 24일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과 지자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학교를 찾아 피해 학생과 학부모·교직원을 상대로 조사했다. A교사는 현재 2개월 병가를 낸 상태다.

경찰, 아동복지법 위반 수사…피해 학생, 심리치료 중

경남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A교사를 수사할 예정이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의령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아동학대 전담 수사팀이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라며 “피해 학생 진술이 사실인지, 다른 피해가 없는지 등 폭넓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은 26일 "사안이 중대하고 학생과 분리 조처가 필요해 이날 A교사를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날부터 28일까지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전문기관을 통한 상담 등 심리치료를 연계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져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치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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