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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총리 첫 연설 “트러스 정부 실수들 바로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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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로 선출된 리시 수낵 신임 총리가 25일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하고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찰스 3세가 국왕에 오른 후 처음으로 임명한 총리다.

수낵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 총리 관저 앞에서 가진 취임 연설에서 “트러스는 틀린 게 아니라 성장을 촉진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 실수가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면서도 “전임 정부가 한 실수들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금융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 정책 등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 안정과 자신감”이라며 “국민에 공감하며 엄청난 경제 위기에 대처하고 모든 수준에서 성실성과 전문성, 책임감을 갖고 정부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영국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통합하겠다”며 “신뢰는 얻어지는 것이고, 나는 여러분의 신뢰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손을 흔드는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 수낵 총리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전임 정부의 실수를 바로잡고 경제를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AP=연합뉴스]

25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손을 흔드는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 수낵 총리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전임 정부의 실수를 바로잡고 경제를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다. [AP=연합뉴스]

이에 앞서 취임 44일 만에 물러난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사임 연설에서 신임 총리의 성공을 기원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BBC 등에 따르면 일각에선 그가 사임 연설에서 감세 정책으로 영국 경제에 끼친 피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수낵 총리는 내각에 다양한 정치 세력을 아우르는 ‘빅텐트’를 꾸렸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총리직을 놓고 경합했던 수낵 측 인사들을 내각에서 전면 배제해 당을 분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다.

보리스 존슨 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수낵 총리가 들어서며 영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낵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혼돈에 빠진 영국 경제 수습이다. 수낵 총리는 트러스 전 총리와 달리 증세와 긴축 정책을 펼칠 전망이다.

수낵 총리는 옥스퍼드대에서 PPE(철학·정치·경제학)를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대학원(MBA)을 마쳤으며 골드만삭스 등에서 근무한 금융인 출신이다. 그는 인도 재벌인 나라야나 무르티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악샤타 무르티와 결혼해 부부 자산이 7억3000만 파운드(약 1조1910억원)에 이른다.

인도계 이민 3세인 수낵이 영국 총리가 되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수낵이 영국 총리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인도와 영국을 잇는 ‘살아있는 다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도 NDTV는 “인도 아들이 제국을 정복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수낵이 총리가 되자 “획기적인 이정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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