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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고문단 만나 조언 구한 이재명…당 원로들 “똘똘 뭉쳐 맞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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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거부 방안을 논의하는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거부 방안을 논의하는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구속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상임고문단이 25일 “윤석열 정부가 민주당을 궤멸시켜 정계 개편을 하려는 의도”라며 “단일대오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임고문단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전날 밤 참석 여부를 묻는 연락이 갈 만큼 황급하게 만들어진 자리였다. 14명 중 이해찬·문희상·정동영·박병석·김원기·임채정·이용득 상임고문 등 7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현재 검찰이 수사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겠나”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자 이해찬 상임고문은 “우선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정의를 분명히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검찰이 야당을 파괴하려는 의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당이 똘똘 뭉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이들도 “윤석열 정부가 집권 초기 민주당을 궤멸 혹은 파괴해 정치지형을 재편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응했다고 한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선출된 권력인 윤석열 정부가 사정 기관인 검찰을 통해 야당을 탄압하는 것은 ‘민간독재’에 해당한다”며 “이승만 정부가 경찰 권력을 통해 야당을 압박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주장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훨씬 적은 의석을 갖고도 집권당에 맞섰다. 169석 의석으로 너무 무르게 대응하는 것 아니냐”며 “더 강경하게 맞서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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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장외투쟁보다는 민생을 챙기라는 주문도 나왔다. 한 상임고문은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은 국회를 지키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임고문은 “국회 밖으로 뛰쳐나가 장외투쟁만 한다면 윤석열 정권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필요할 때는 투쟁하는 유연함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상임고문들은 일부 정치검찰에 의한 검찰 독재, 공안통치라고 현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등 민주세력과 연대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말씀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조언에도 이 대표는 민생과 투쟁 사이에서 혼선을 빚는 듯한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를 회복해야 하고 존중하고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도 “정부·여당이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면 우리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민생과 투쟁은 양립이 어려운데 두 가지를 함께 내세우다 보니 스텝이 꼬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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