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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덕에 기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충당금 탓에 영업익↓

중앙일보

입력

수출을 앞둔 기아의 신차들이 15일 경기도 평택항 인근 차량물류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수출을 앞둔 기아의 신차들이 15일 경기도 평택항 인근 차량물류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기아가 원화가치 하락(고환율)에 따른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세타 엔진 리콜을 대비한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었다.

기아는 25일 올 3분기에 23조16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로 지난 2분기보다 6%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급증한 실적이다. 기아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조원을 돌파하며 21조8760억원을 기록했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해인 기아 IR팀장은 “부품 수급 개선으로 판매가 증가했고,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로 수익 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이 강하게 작용했다”며 “엔진 품질 비용을 충당금으로 크게 반영한 결과 영업이익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다만 전 차종과 전 지역에 걸친 강한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4분기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개선과 연계된 공급 확대를 통해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강화가 동시에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달러 당 원화가치가 지난달 22일 13년 6개월여 만에 1400원대로 떨어졌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 [뉴스1]

달러 당 원화가치가 지난달 22일 13년 6개월여 만에 1400원대로 떨어졌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 [뉴스1]

통상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는 1~2분기에 해당하는 상반기에 비해 자동차 산업 비수기로 꼽힌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소비자가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둔 상반기에 적극적으로 차량 구매에 나서지만, 하반기에는 구매를 주저하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에도 원화가치 하락 덕분에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기아는 3분기 해외시장에서만 61만9336대를 팔았다. 이는 2분기(59만2881대)보다 이례적으로 증가한 실적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량보다 10% 이상 늘어났다.

이런 판매량 증가에도 3분기 영업이익은 충당금 반영으로 지난해보다 42% 감소한 7682억원만 남겼다. 기아 측은 3분기 영업이익의 99%(약 7600억원)가 환율 효과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기아 EV6 GT가 드리프트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기아 EV6 GT가 드리프트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분기 친환경차의 경우 순수전기차(BEV) EV6의 판매 호조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덕분에 전체 판매 차량 중 친환경차 비중이 17%에 가까웠다. 기아는 4분기 글로벌 전 지역에서 수요가 높은 EV6의 판매를 늘리고, 미국에서 텔루라이드(국내 미판매) 상품성 개선 모델과 신형 스포티지를 출시하며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진 관련 충당금 반영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이러한 리콜 비용을 감안하고도 기아의 체력(글로벌 경쟁력)이 강해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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