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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응원받는 필라델피아, 골리앗 휴스턴 잡을까

중앙일보

입력

지난 24일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질 바이든 여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24일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질 바이든 여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팬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를 찾을까. '다윗' 필라델피아가 '골리앗'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도전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동부 델라웨어주 출신이다. 어렸을 때는 여느 아이들처럼 리틀 야구를 하기도 했다. 델라웨어주엔 메이저리그(MLB) 팀이 없다. 그래서 인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의 팬이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팬이다. 아내 질 바이든이 필라델피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 9월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방문했다. 최근엔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백악관은 매년 WS 우승팀을 초청한다. 지난달 27일엔 2021년 우승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초대됐다. 애틀랜타는 전날 필라델피아와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필라델피아 여자와 결혼했다는 걸 먼저 얘기해야겠다. 어젯밤 애틀랜타가 필라델피아를 이겼다. 정말 멋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부통령으로 재임한 2009년엔 아내와 함께 월드시리즈 경기장을 찾았다. 당시 박찬호가 뛰던 필라델피아는 2008년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도전했으나, 뉴욕 양키스에 패배했다. 2012년엔 워싱턴 내셔널스와 필라델피아의 경기를 보러가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백악관에 초청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단으로부터 유니폼을 선물받은 바이든 대통령(가운데). USA투데이=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백악관에 초청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단으로부터 유니폼을 선물받은 바이든 대통령(가운데). USA투데이=연합뉴스

미국 현직 대통령의 야구장 방문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21세기엔 두 번 밖에 없었다. 2001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9·11 테러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WS 3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 출신인 부시 대통령은 시구 이후 팬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2019년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과 휴스턴의 WS 5차전을 관람했다. 관중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필라델피아는 3~5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바이든 부부가 야구장을 찾는다면 이때가 유력하다.

필라델피아는 항구 도시로 스포츠 열기가 높다. 강성 팬들이 많아 '필리건(필라델피아+훌리건)'이란 말까지 있다. 팬들은 소속팀 선수도 부진하면 물건을 던지거나, 과한 비판을 보냈다. 이에 시달린 필라델피아 3루수 알렉 봄은 "난 이 곳이 싫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자주 비교된다. 뜨거운 팬들의 열기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아서다. 1883년 창단한 필라델피아는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무려 98년이 걸렸다. 2007년엔 전세계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통산 만패를 달성했다.

필라델피아는 2006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나서면서 통산 두 번째 우승(2008년)을 차지했다. 이후엔 주춤했으나 올해는 와일드카드를 획득하면서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나섰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타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고, 투수력도 좋은 편이 아니지만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브라이스 하퍼(오른쪽)와 필라델피아 구단주 존 미들턴. AP=연합뉴스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브라이스 하퍼(오른쪽)와 필라델피아 구단주 존 미들턴. AP=연합뉴스

3년 전 브라이스 하퍼를 영입한 게 신의 한 수였다. 하퍼는 13년 총액 3억3000만달러(약 4750억 원)의 역대급 FA 계약을 맺었다. 하퍼는 지난 6월 투구에 맞아 엄지손가락을 다쳐 시즌 막바지 주춤했다. 하지만 PS 11경기에서 타율 0.419, 5홈런 1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의 전망은 어둡다. 투타에서 모두 전력상 휴스턴에게 밀리기 때문이다. 휴스턴은 이번 가을 7연승을 달리며 WS에 진출했다. 미국 베팅 사이트들은 하나같이 휴스턴의 우세를 전망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선 잭 휠러-애런 놀라 원투펀치와 하퍼의 활약이 절실하다. 월드시리즈 1차전은 2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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