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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언론 “시진핑 3기는 전시내각, 대만과 일전 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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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차 당 대회를 전한 1969년 4월 25일자 인민일보 1면은 마오쩌둥 단독 사진을 실었다. 왼쪽 둘째는 시진핑 1기 지도부가 출범한 2012년 11월 16일자로 상무위원 7명을 거의 비슷하게 게재했다. 그 오른쪽의 2~3기 때는 시 주석 외엔 단체사진만 게재했다. [사진 인민일보DB 캡처]

9차 당 대회를 전한 1969년 4월 25일자 인민일보 1면은 마오쩌둥 단독 사진을 실었다. 왼쪽 둘째는 시진핑 1기 지도부가 출범한 2012년 11월 16일자로 상무위원 7명을 거의 비슷하게 게재했다. 그 오른쪽의 2~3기 때는 시 주석 외엔 단체사진만 게재했다. [사진 인민일보DB 캡처]

중화권 언론이 지난 23일 공개된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중공)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3기 지도부에 우려를 쏟아냈다. 대만과 홍콩의 유력지와 전문가는 새 지도부를 ‘전시내각’에 비유하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과 미·중 관계를 우려했다.

홍콩 명보는 ‘관례를 깬 정치인 집단, 시진핑의 새로운 집권팀은 전투내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치국 7인 상무위에서 자오러지(趙樂際·6위→3위)와 왕후닝(王滬寧·5위→4위)이 서열을 바꾸고, 24인 정치국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205인 중앙위원회에서 소수민족 비율을 크게 줄였음을 지적했다.

특히 신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발탁된 허웨이둥(何衛東·65) 상장은 중앙위원도, 후보중앙위원도, 심지어 20차 당 대회 대의원조차 아닌데도 당 서열 24위의 정치국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대만 담당인 동부전구 사령관 경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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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내각’의 근거로 안보팀 강화도 들었다. 중공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의 사무를 맡은 중앙서기처의 제1서기로 이데올로기를 담당할 차이치(蔡奇·67) 신임 상무위원은 베이징 당서기를 맡기 전에 중앙국가안전 판공실의 상무부주임을 맡았다.

2016년부터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를 지휘하다 이번에 정치국원이 된 천원칭(陳文淸·62) 부장은 공안·사법을 총괄하는 막강한 정법위원회 서기를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법위는 ‘칼자루(刀把子·다오바쯔)’로 불리며 ‘총자루(槍杆子·촹간쯔)’인 군대와 ‘붓자루(筆杆子·비간쯔)’인 문화·선전 분야와 비등한 실권을 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안부장에 갓 취임한 왕샤오훙(王小洪·65)도 중앙서기처에 진입해 ‘전시내각’ 핵심으로 떠올랐다.

중도 성향의 대만 연합보도 같은 날 중국 새 지도부를 ‘투쟁그룹’으로 규정하고 “양안과 미·중 사이에 반드시 ‘일전’이 있을 것이며, 전쟁을 위해선 ‘전시내각’을 꾸리고 타협 대신 ‘주화파(主和派) 퇴출’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친중 매체인 홍콩 성도일보는 24일 사설에서 “시 주석이 정치적으로 가장 충성스럽고,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나며, 서로 친숙한 옛 부하를 대담하게 기용했다”며 그 이유를 서방의 핍박과 괴롭힘에서 찾았다.

홍콩의 국제정치학자 사이먼 선(沈旭暉) 박사는 페이스북에 ‘세계는 환상을 버리고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글로 당 대회를 분석하면서 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의 몰락을 ‘팀 킬(Team Kill)’로 표현했다. 개혁·개방 성향의 공청단파인 리커창(李克强·67)과 왕양(汪洋·67) 상무위원이 퇴진하고, 뚜렷한 실책이 없는 후춘화(胡春華·59)가 정치국원에서 중앙위원으로 강등된 것은 1989년 6·4 천안문 사건 당시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총서기를 지지했다가 상무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밀려난 후치리(胡啓立·93) 이후 처음이라면서다.

이번에 상무위에 신규 진입한 리창(李强)·차이치·딩쉐샹(丁薛祥)·리시(李希)는 “시 주석 측근이자 동향, 이념적으로 강경파, 이력이 지방 근무나 시 주석 비서 경력에 불과, 중앙근무 경력 일천, 민간 지지도 저조로 시 주석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선 박사는 이번 당 대회에 문화대혁명 기간인 69년 열렸던 마오쩌둥(毛澤東)의 9차 당 대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당 헌법에 들어간 “투쟁정신을 발양하고 투쟁능력을 향상한다”는 문구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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