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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무료 서비스엔 선례 없지만 일괄 보상도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용자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고개를 숙였다. 김 센터장은 24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성하 SK C&C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서비스 장애에 관해 일제히 사과의 뜻을 밝혔다.

과방위 국감 증인석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한 정보통신(IT) 기업 주요 관계자가 나란히 자리했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국감서 곤욕을 치른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개발자 출신 창업자이자 카카오의 최대주주인 만큼 초유의 서비스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증인석에 올랐다.

사태 발생 후 9일 만에 직접 해명에 나선 김 센터장은 “처음 수익을 내는 시점부터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2018년 우선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며 “그 기간이 4~5년은 걸리기 때문에 준비가 미처 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빨리 복구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성하 SK C&C 대표는 “막대한 책임감을 통감하며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보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서비스에 일부 장애를 일으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화재를 인지한 시점 등에 대해선 SK C&C와 네이버·카카오의 주장이 엇갈렸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SK C&C에 화재 대응 매뉴얼이 있느냐”며 입주사에 대면 고지 했는지를 묻자 박성하 SK C&C 대표는 “화재 발생 직후인 15시23분부터 직접 고지했고 전화로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화재에 대해 SK C&C로부터) 사전고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카카오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은 “(화재 발생) 안내 메시지를 받기 전, 이미 2층에 있던 서버 1만6000대가 정전됐다”며 “정전 이후 안내를 받았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카카오를 겨냥해 무료 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김 센터장은 일괄적인 보상 지급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범수 센터장은 “유료 서비스는 약관에 따라 지급했다. 무료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다”면서도 “일괄적인 규모의 지원금 지급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접수 현황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4만5000건이 접수됐다”고 했다. 유료 서비스 피해 보상액 규모는 약 4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저녁 8시 30분 국감 증인으로 뒤늦게 출석해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된 책임을 느낀다.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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