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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모른다"던 이재명…유족 "李측 '미안하다' 했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월 대통령선거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인사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1처장 유족 측에 먼저 연락해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이 만난 시점은 유족 측이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유족 측은 지난 2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처장이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때부터 알고 있었다는 정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재명 측, 김문기 유족 기자회견 전 연락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현 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시장 당시 해외 출장 중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현 민주당 대표)가 2015년 성남시장 당시 해외 출장 중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김 전 처장 유족 측이 24일 중앙일보에 공개한 이 전 후보 캠프 측 인사 A씨와 지난 2월 통화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A씨는 “이제 (이재명) 캠프 외곽에 들어가서 좀 도우려고 이제 한다”며 유족 측에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나를 임명해준 양반(이재명 경기도지사)인데 가서 휴가 때도 한번 뵐까 했다”며 설 연휴였던 지난 2월 2일 모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A씨는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출신으로 같은 해 경기도 산하 기관장을 지냈으며, 대선을 앞둔 지난 1월 사퇴한 인물로 알려졌다.

김 전 처장 유족과 이재명 후보 측 인사가 전화한 내용. 사진 중앙일보 영상 캡처

김 전 처장 유족과 이재명 후보 측 인사가 전화한 내용. 사진 중앙일보 영상 캡처

통화 뒤 A씨와 만난 자리에서 유족 측은 이 전 후보가 당시 “김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일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A씨는 “갑자기 누가 확 들이대면 블랙아웃 된다. 그럴 경우에는 모른다고 일단 대답을 하는데”라고 답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원론적인 답변이지. 돌아와서 보니까 미안하고”라고 했다. 이어 “에이, 그건 진짜 말도 안 되죠. 필드도 같이 나갔는데. 골프 치시잖아요. 골프 치시죠?”라는 유족 측 말에 A씨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족 측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A씨는 이 후보 측을 대리해 자리에 나온 듯한 발언도 했다. 유족 측이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다. 물론 사장님이 왔지만 받아들이기는 캠프 대표로 온 것처럼 받아들여진다”고 하자 “뭐 의논을 하고 왔죠. 개인적으로 했다고 하면 시간 낭비고”라고 한 것이다. 또 “도와줄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지”라고도 말했다.

“유동규 폭로에 용기 냈다”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유가족이 공개한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사진. 호주 시드니 카툼바 블루마운틴에서 김 전 처장(왼쪽)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오른쪽)이 함께 사진에 찍혔다. 사진 국민의힘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유가족이 공개한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사진. 호주 시드니 카툼바 블루마운틴에서 김 전 처장(왼쪽)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오른쪽)이 함께 사진에 찍혔다. 사진 국민의힘

김 전 처장 유족 측은 “당시 기자회견은 잴 거 다 재고했던 것이 아니라 만나자고 하니까 어떤 얘기를 할지, 김 전 처장을 왜 모른다 했는지 답을 듣기 위해 나간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전 후보의 해명을 듣기 위해 A씨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는 “A씨가 연락 준다고 했는데 안 와서 기자회견을 한 거였고 이 후보가 직접 와서 조의를 표하고 사과했으면 기자회견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재명 대표는 김 전 처장 유족에게 아직도 연락이 없다고 한다.

유족 측은 뒤늦게 이런 녹음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에는 두려웠는데,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나섰다”고 했다. 최근 이 대표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하자 주변에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A씨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당 발언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대장동 사업의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사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처장은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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