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尹 시정연설 전날 ‘특검 불가론’ 더 굳힌 與…"보이콧 책임 野"

중앙일보

입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4일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검 불가론’의 목청을 더 높였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직전 전해진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2차 압수수색 소식에 “(전 정권에서 임명된)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집행하는 정당한 법 절차”라며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진실의 길을 민주당은 더이상 막아서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 도입은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든지 검찰 수사에 문제가 크게 드러났을 때(만) 논의될 수 있다”(주호영 원내대표)는 게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이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민주당의 대장동 특검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특검은) 지금 국면을 모면해보려는 물타기, 꼼수에 불과하다”며 “검찰 수사가 잘못됐다면 재판 과정에서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힐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언론 인터뷰 공개로 국민의힘 내 특검 불가론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대장동 게이트 ‘키 맨’으로 지목된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일 출소 직후 언론에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 대표 측근들의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모를 리가 있겠느냐”고 폭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과거) ‘특검을 하자는 사람이 범인’, ‘특검수사를 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이 적폐세력의 수법’ 이렇게 말했다”며 “민주당 집권 기간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진행되지 않을 때 우리가 특검을 40여 차례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사실상 특검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들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특검 운운하며 범죄 세력에게 마지막 호흡기로 수명을 연장해주고 있다”(김행 비대위원), “이제라도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전주혜 비대위원)고 총공세를 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불법 정치자금 혐의와 관련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용 박스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불법 정치자금 혐의와 관련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용 박스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국회는 당장 내년도 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 굵직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날 민주당에서 “협치는 끝났다”(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반응이 나왔지만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런다고 이재명 대표의 죄가 조금도 가려지지 않는다”며 “검찰 수사를 이유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 정치적 책임도 고스란히 민주당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과 관련해서도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 으름장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시정연설 수용 거부 방침을 확정했지만, “어떤 형태의 수용 거부가 될지는 내일(25일) 오전에 논의해 정할 것”(오영환 원내대변인)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시정연설 대독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이날 오후 늦게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은 새 정부의 첫 본 예산안을 내일 국회에서 국민께 설명드릴 예정”이라며 “헌법과 국회법이 부여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만약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을 처음부터 비운 상태에서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한다면 이는 사상 첫 ‘대통령의 반쪽 시정연설’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때도 야당이 정국 경색을 이유로 시정연설 보이콧을 주장한 전례가 있지만, 박수를 치지 않거나 손팻말을 들고 중도 퇴장하는 식으로 항의 표시를 했을 뿐 실제 불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돌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인사하는 의원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성룡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마친 후 본회의장을 돌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인사하는 의원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