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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中3분기 GDP 3.9%…리커창 없는 경제 불안감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작스레 발표가 미뤄졌던 중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약 일주일 만에 공개됐다.

2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9% 성장했다.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3%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는 1분기 4.8% 성장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봉쇄 탓에 2분기 성장률은 0.4%로 곤두박질쳤다.

'쇼크' 수준이던 2분기보다는 나아졌지만 3분기 일부 지표는 오히려 악화했다. 9월 실업률은 5.5%로 8월(5.3%)보다 높아졌다. 백화점· 편의점 판매 등 내수 경기의 핵심 지표인 소매 판매는 2.5% 증가에 그쳤다. 8월 소매 판매 증가율(5.4%)과 예상치(3%)를 밑도는 결과다.

중국의 3분기 경제지표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24일 일제히 쏟아졌다. 사진은 지난 23일 중국 저장성의 대형 쇼핑몰 스크린에 등장한 시진핑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중국의 3분기 경제지표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24일 일제히 쏟아졌다. 사진은 지난 23일 중국 저장성의 대형 쇼핑몰 스크린에 등장한 시진핑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중국의 3분기 경제지표는 지난 23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와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가 끝나고 난 다음 날 일제히 쏟아졌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은 별 다른 설명없이 18일 예정이던 3분기 GDP 발표를 돌연 연기해 의문을 증폭시켰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 16일 개막한 당 대회와 관련이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등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두고 좋지 않은 3분기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상황을 피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진핑 3기 지도부가 공개되고 발표된 경제지표와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측근 일색인 3기 지도부에 경제 전문가가 없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경제 정책의 '균형추' 역할을 했던 리커창 총리가 떠나게 되면서 빈자리도 클 전망이다.

탄예링 오리건대 조교수는 "시 주석이 경제 성장보다 안보에 더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20차 당 대회 개막 연설에서 '안보' 언급 횟수는 '경제'보다 6배 많았다.

시 주석이 반(反)시장 정책도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면서 시장은 급락했다. 24일 홍콩 항셍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6% 하락하고, 중국 CSI 300 지수는 2.93% 내렸다.

중국 역내 위안화 가치도 한국시간 오후 5시 35분 현재 달러당 7.2633위안으로 떨어져 2008년 초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뒤이어 중국 역외 위안화 가치도 달러당 7.3098위안으로 떨어지며 2010년 거래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진핑 1인 체제가 출범하면서 제로 코로나 등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시장의 깊은 실망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통제 강화가 예상되면서 홍콩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 주가는 11% 떨어졌다.

홍콩 킹스턴증권리서치 담당인 디키 웡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패닉셀링(공포에 쫓겨 주식을 파는 것)이 이뤄졌다"며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업무 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가 5.5% 안팎이라고 발표했지만, 목표 달성은 이미 멀어진 상태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국제통화기금(IMF)은 3.2%, 세계은행은 2.8%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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