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높은 사람한테 돈 줬다” 박연차, 이렇게 흘리고 다녔다 ②

  • 카드 발행 일시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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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의 가슴을 얻는 일은 기자의 숙명이다. 민감한 사건일수록 설득하고, 애걸이라도 하는 고행을 거쳐야 한다. 취재원은 자신의 발설로 인해 괜한 봉변을 당할까 근심한다. 그를 안심시키면서 가슴속에 간직한 비밀을 캐내는 건 언제나 기자의 난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존칭 생략)에 관한 수사 과정을 잘 아는 위치에 있었던 전직 검찰 고위 간부 A의 경우가 그랬다. 지난 9월 경기도의 모처에서 어렵사리 만났다. 13년 전 사건을 입밖에 다시 꺼내기를 곤혹스러워했다. 신분 노출에는 극도로 몸을 사렸다. ‘정치적 타살’이란 여론몰이에 당한 트라우마가 깊었다.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는 수사 결벽증이 있었다. 2009년 초 APC(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홍콩 회사)에서 나간 500만 달러의 송금지시서라는 결정적 단서를 수사팀으로부터 보고 받은 뒤 다른 방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 사람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으로 향하는 수사를 지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초 임 총장은 500만 달러만으로 수사가 끝날 줄 알았다. 500만 달러 외에 100만 달러가 추가로 나올 줄 몰랐던 것이다. 판이 점점 커졌다.”

A는 노무현 수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를 간신히 털어놨다. 이런 사실이 당시 검찰 수사에 관여했던 인물의 입을 통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A의 고백이 이어진다.

“임 총장은 수없이 번민했다. 수사를 할 거냐 안 할 거냐, 검찰에서 할 거냐 안 할 거냐, 한다면 자신이 할 거냐 후임 총장한테 미루고 물러날 거냐, 대검 중수부에 시킬 것이냐 서울중앙지검에 시킬 것이냐, 중수부로 결정하고 그 다음에 수사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 어떤 것부터 할 것이냐, 신병처리는 어떻게 할 거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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