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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BYE, 중국 HI” 제너럴모터스의 中 사랑 어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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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엄청난 시장 기회를 갖고 있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량 반등에 따른 낙관을 표명했다. 지난 17일 메리 바라는 야후(Yahoo) 파이낸셜이 주최한 정상 회의에서 “우리는 중국 시장에 기회가 많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GM은 중국 시장의 올해 2분기 판매량이 35% 감소했지만, 3분기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63만 대를 판매하며 반등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GM의 미국 판매량은 55만대로, 중국 판매량의 90%에도 미치지 못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 [사진 AP 연합뉴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 [사진 AP 연합뉴스]

GM의 판매 증가를 이끈 것은 GM 자체 브랜드와 중국 내 합작 브랜드다. GM의 중국 합작법인인 상하이GM은 쉐보레, 뷰익, 캐딜락 등의 브랜드를 중국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GM의 또 다른 중국 합작법인인 상하이GM우링(上汽通用五菱)은 우링(五菱)과 바오쥔(寶駿)브랜드의 자동차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지난 3일 GM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에선 쉐보레 5만 6000대, 뷰익 18만 5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 11.4% 증가했다. 또 캐딜락 5만 6000대, 우링자동차 32만 대를 판매했다.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본 GM은 중국 성장의 새로운 엔진으로 전기차를 꼽고 있다. 메리 바라 사장은 “우링훙광(五菱宏光) 미니 전기차는 중국 시장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우링훙광으로, 총 39만 5450대가 팔렸다.

메리 바라는 또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메리 바라는 “GM이 이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M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경쟁도 좋지만, GM의 캐딜락과 뷰익 브랜드는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GM-캐딜락 진챠오(金橋) 공장에서 제조된 캐딜락 CT6 [사진 gmauthority]

GM-캐딜락 진챠오(金橋) 공장에서 제조된 캐딜락 CT6 [사진 gmauthority]

매서울 정도로 성장하는 中 자동차 ‘소비’시장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1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고, 지금까지 12년 연속 정상에 올라선 상태다. 2021년, 중국의 자동차 총 판매량은 2600만 대에 달하여, 전 세계 점유율이 32%에 육박했다. 미국은 전 세계 점유율의 18%를 웃돌았고 유럽은 약 20%를 차지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점점 더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2021년 뷰익 글로벌 판매량은 총 106만 대, 이 중 82만 8000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캐딜락은 전 세계 판매량 38만 대 중 6할을 차지하는 23만 3000대를 중국에서 팔았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신에너지 전환 시대에서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GM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GM의 신에너지 차량 시장 실적은 특히 두드러졌다. 그중 우링훙광 미니 EV 시리즈 전기 자동차의 총 판매량이 108,000대를 초과하여 다시 한번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뷰익 마이크로 블루 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쉐보레 멘로 전기차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늘었다.

지난 9월 출시한 우링홍광MINIEV의 컨버터블 모델 창펑반(五菱宏光MINIEV敞?版). [사진 상하이우링]

지난 9월 출시한 우링홍광MINIEV의 컨버터블 모델 창펑반(五菱宏光MINIEV敞?版). [사진 상하이우링]

한국은 어떨까. 한국GM의 철수설은 10년이 넘도록 제기되어 왔다.

GM은 19일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아 한국GM 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과 목표를 제시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GM은 한국에서 2023년까지 연간 50만 대 규모의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트레일 블레이저와 차세대 글로벌 신차를 적시에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며 “2025년까지 GM의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이 집약된 10종의 전기차를 국내에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GM은 전기차를 한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렘펠 사장은 “한국의 전기차 생산 여부는 GM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추후 결정될 것이다. 다만 현재로써는 전기차 생산 여력은 없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출시하는 10종의 전기차는 모두 수입해 판매하게 된다는 말이다.

한국GM 부평공장 생산라인. [사진 한국GM]

한국GM 부평공장 생산라인. [사진 한국GM]

한국GM의 판매량은 어떨까. GM의 연간 판매량은 700만 대 수준으로, 한국GM은 내수와 수출을 합해 연간 20만 대를 파는 사업장에 그친다. 2002년 출범 이후 GM은 한국에 총 9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20년간 26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차량 50종, 240만 대의 쉐보레와 캐딜락 차량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됐다.

한국GM에 대한 반감의 시선은 적지 않다. 여전한 강성노조+만성적자로 철수설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GM은 2018년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때문에 당시 한국시장 철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GM 본사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신규자금을 투입키로 하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를 끊기 위해 최근까지 부평 및 창원공장에 1조 원 이상의 신규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는 모두 내연기관차 전용일 뿐, 전기차 생산 라인은 구축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전기차 생산 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GM의 철수 우려를 떨쳐낼 수 없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GM이 2035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전기차를 배정받지 못한다면 한국 공장의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사진 한국GM]

[사진 한국GM]

‘소비’뿐만 아냐…‘생산’기지도 빨아들이는 中 

중국 자동차 산업의 발달은 한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BMW 그룹 산하 브랜드 미니(MINI)도 중국을 글로벌 전략 기지로 삼기로 했다. 그동안 미니는 영국의 옥스퍼드 인근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했는데, 내년부터는 중국 동부 장쑤성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올 연말 완공될 미니 중국 공장에서는 미니의 차세대 전기차인 ‘미니 에이스맨’도 생산될 예정이다. BMW 그룹은 “전 세계에서 미니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이 중국이며, 중국은 미니의 글로벌 전략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는 이미 많은 브랜드가 전기차 공장을 세웠거나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BMW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전기차 공장을 건설했으며 올해부터 세 번째 공장이 가동됐다. BMW가 국내에도 출시한 전기차 ‘iX3′는 중국 선양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 팩토리에서 이미 1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했다. 폭스바겐도 3조 3천억 원을 투자해 중국 자율주행 반도체사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아우디는 중국 장춘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26억 유로(약 3조 5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우디는 해당 공장에서 연간 15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인데, 아우디 ‘A6 이트론’과 ‘Q6 이트론’이 장춘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일본 혼다는 중국 시장만을 목표로 한 공급망을 재구축해 완성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지리차가 볼보와 합작해 세운 폴스타도 중국에 전기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미니 옥스포드 공장. [사진 bmwgroup]

2021년 미니 옥스포드 공장. [사진 bmwgroup]

이처럼 중국이 전기차를 빨아들이는 주요 생산 기지로 주목받으면서 국내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국내 전기차 생산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생산 기반을 가진 한국GM과 르노코리아, 쌍용차의 경우 아직 생산 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소비시장이자 생산시장이다. 지난 9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은 “전기차 산업이 전면적인 시장화 확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전기차 산업 발전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주요 이유는 ‘명확한 발전 방향과 정책 체계’다. 중국이 전기차를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주요 공략 방향으로 삼고 친환경 자동차 산업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 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 뒤로는 잘 갖추어진 전기차 공급망과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이 주효했다고 보았다.

중국에 밀리거나, 중국에 빼앗겼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한국도 이제는 전기차 관련 산업을 제대로 육성할 때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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