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모네 그림에 으깬 감자 테러…'주황조끼' 남녀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난데없이 유명 예술 작품에 으깬 감자를 투척한 두 명.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독일의 환경 운동가들이 화석연료가 포함된 유명 예술 작품에 음식물을 끼얹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마지막 세대(라스트 제너레이션)’의 환경 운동가들이 23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의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있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 작품에 ‘건초더미’에 접근해 으깬 감자(mashed potato)를 투척한 뒤,미술관 벽에 자신들의 손을 접착제로 고정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마지막 세대’라는 환경단체 소속 환경운동가들이 독일 포츠담의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있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 작품에 ‘건초더미’에 접근해 으깬 감자(mashed potato)를 끼얹었다. 이들이 투척한 으깬 감자는 작품과 금색 액자에 묻었다.

환경운동가들은 이날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오일 물감 등에 포함된) 화석연료가 우리 모두를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사회에 상기시키기 위해 그림에 으깬 감자나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것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는 총 4명이 가담했다. 이들 중 두 명은 주황색 조끼를 입고 접착제로 자신의 손을 벽에 붙이는 시위도 했다.

다행히 작품은 유리로 덮여 있어 손상되지 않았다. 해당 작품은 재정비를 거쳐 26일에 다시 전시될 예정이다.

오르트루드웨스하이더 미술관장은 “환경운동가들의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지만, 그들이 그들의 주장에 무게를 더하려는 수단에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시위에 대한 처벌은 알려지지 않았다. 독일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체포 등에 대한 조치에 대해서는 공개된 것이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환경단체가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 경각심을 일으키고자 유명 작품을 일부로 망가뜨리는 삼는 일은 처음이 아니다. 영국 환경단체 ‘저스트스톱 오일’은 이달 초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었다.

다만 일각에선 문화재로 보호받아야 하는 예술 작품에 이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과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