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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꺼낸 최태원, CEO에 “지금은 위기 후 도약 준비할 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2022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했다.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2022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했다. 사진 SK그룹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란 말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경영 환경이 어렵지만, 비즈니스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고 위기 이후 맞게 될 더 큰 도약의 시간을 준비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른 길을 찾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고난을 극복해 기회로 삼는다’는 의미의『손자병법』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선제적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지난 19~21일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2 CEO 세미나’에서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1일 폐막 연설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에 내재화해 지속적 성장성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를 증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CEO들에 제안했다.

이어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 경영전략 실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하며, 각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SK그룹 CEO들은 이번 행사에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위기와 인플레이션·금리·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들을 점검하고,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비책을 논의했다. 특히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연내 수립하고, 각사가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가치 창출 기반 마련을 위해 추진해온 경영시스템 혁신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추진해온 ‘경영 시스템 2.0’ 구축, ‘파이낸셜 스토리’ 재구성 등도 서두르기로 했다. ‘경영 시스템 2.0’은 재무 성과 등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유무형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경영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게 골자로 최 회장이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제안했다.

이밖에 경영 시스템 2.0 구축과 연계한 ‘SKMS’(SK그룹 고유의 경영 철학과 방법론) 업그레이드,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이사회 역할 및 역량 강화, 2030년 RE100(기업 사용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달성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앞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19일 개막 연설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글로벌 1위 수준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야 하며,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를 통해 미래 성장 분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자들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경제적 해자’(垓子)를 갖춘 기업만이 장기간 독보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경제적 해자’를 만들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보완해 기업가치를 높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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