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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 치솟고 비좁은 서울서 정원?…오세훈 시장 속내는 녹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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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프랑스 쇼몽국제정원페스티발에서 오세훈 서울시장(맨 왼쪽)이 작가정원에 전시된 식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쇼몽(프랑스)=문희철 기자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쇼몽국제정원페스티발에서 오세훈 서울시장(맨 왼쪽)이 작가정원에 전시된 식물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쇼몽(프랑스)=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을 세계 정원 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제적 수준의 정원박람회를 개최할 후보지는 여의도·상암·뚝섬·반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2일(현지시각) 프랑스 루아르에셰르주 쇼몽시에서 진행 중인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방문해 서울정원박람회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3만5000㎡ 규모의 부지에 30개 내외의 정원을 조성하는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은 영국 첼시꽃박람회, 독일 연방정원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정원 축제로 꼽힌다.

녹지 확대 노리는 오세훈 시장의 야심

오세훈 서울 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상딸 꼴뢰-뒤몽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의전을 받으며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둘러보고 있다. 쇼몽(프랑스)=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 시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상딸 꼴뢰-뒤몽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의전을 받으며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둘러보고 있다. 쇼몽(프랑스)=문희철 기자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형태의 아파트가 다수인 서울은 속칭 ‘아파트 천국’이다. 땅값이 비싼 데다 좁은 땅에 여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중 아파트 비중(58.8%)은 단독주택(10.2%)의 5배가 넘는다.

글로벌 도시 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서울 도심의 3.3㎡당 아파트 가격은 6만6114달러(7300만원)로 522개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비싸다. 뉴욕(5900만원)·도쿄(4400만원)보다 비싼 서울을 정원 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생각이다. 그는 “서울이야말로 정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도시”라며 “(2023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4년 여의도·뚝섬·상암지구나 반포한강지구 같은 곳에서 국제적 수준의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속내는 녹지 확대다.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이라는 행사가 생기면서 쇼몽은 공원·산책로 등 과거 별개로 존재했던 공간을 한데 묶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서울정원박람회도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비롯해 그린 웨이 조성 사업, 친환경 에너지 공원 등 서울의 녹지 관련 정책·시설을 연결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서양과 비교하면 한국은 정원 문화가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않았다. 서양서 국제원예생산자협회가 설립한 건 1948년이다. 1827년(영국)~1925년(프랑스)부터 유럽 주요 국가에선 정원 관련 박람회가 열렸다. 이에 비하면 지난 6일 끝난 서울정원박람회는 정원 규모(7500㎡)나 역사(7회) 측면에서 아직 초기다.

하지만 서양의 정원 문화와 차별화하면 한국도 정원 문화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안수연 서울시 조경과장은 “매년 고정적인 장소에서 개최하는 쇼몽·첼시와 달리, 한강을 순회하며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다면 서울정원박람회도 세계적인 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28개였던 정원 전시 규모를 2023년 4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처럼 박람회 종료 이후에도 정원을 재단장하는 형식으로 상설 전시한다. 현재는 박람회가 끝나면 전시했던 정원을 없애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밖에 정원 문화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 유수의 작가를 초청하고 국제공모전·학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2024년부터 한강서 세계적 정원박람회

오세훈 서울 시장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방문해 울을 세계 정원 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쇼몽(프랑스)=문희철 기자

오세훈 서울 시장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방문해 울을 세계 정원 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쇼몽(프랑스)=문희철 기자

오 시장이 정원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해외 관광객 유치의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오 시장은 한강에 세계 최대 대관람차(서울아이) 설립을 검토하는 등 해외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제시했다.

쇼몽은 2차 대전을 계기로 프랑스가 국가 차원에서 추진했던 경제개발전략에서 소외하면서 경제적으로 쇠락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계기로 재부흥했다. 상딸 꼴뢰-뒤몽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 대표는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지역 음식점·숙박업소 등 지역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쇼몽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서울을 관광 중심 도시로 육성하는 과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오세훈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서 정원에서 여가를 원하는 시민 수요가 커졌다”며 “쇼몽국제정원페스티벌처럼 서울정원박람회를 세계적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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