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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음식, 호이안 야경 시찰하러 수천만원 쓴다"는 대구시의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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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95회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대구시의회

지난달 30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95회 대구시의회 정례회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대구시의회

임시회 폐회 다음 날 동남아시아로 출국

대구시의회가 임시회 폐회 다음날인 지난 22일부터 문화복지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상임위원회가 해외연수에 나섰다. 경제환경위원회는 이날 싱가포르로 떠났고, 기획행정위원회와 건설교통위원회는 23일 베트남 다낭으로 출발했다. 교육위원회는 25일 싱가포르로 출국할 계획이다. 일정 중 일부 상임위는 베트남 호치민·호이안,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등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대부분 관광지로 알려진 곳이다. 건설교통위 해외연수 명단엔 상임위원이 아닌 이만규 의장도 포함돼 있다.

이들 일정을 보면 ‘다낭 구시가지 요식업문화 견학’이나 ‘호이안 야간경관 시찰’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주요 시설 견학’ 등 사실상 관광 성격이 포함돼 있다.

지난 7월 13일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제9대 대구시의회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의회

지난 7월 13일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제9대 대구시의회 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는 앞서 지난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도로 연수를 다녀왔다. 여기에는 전체 의원 32명 중 개인 일정으로 빠진 1명을 제외한 31명이 참여했다. 이 당시에도 2박 3일 일정 중 교육 일정이 5시간에 그쳤고, 나머지 대부분은 관광 일정이었다. 대구시의회가 제주도 연수에 사용한 예산은 3245만여원이었다.

예산 약 8000만원…고환율 탓에 비용 추가

이번 상임위별 해외연수에는 약 8000만원이 지출될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마련한 예산안에 따르면 의원 1인당 여비가 188만원~314만원이다. 하지만 이후 달러 환율이 계속 올라 수백만원이 더 들 것으로 예상한다.

시민단체 등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끊어야 하는 대구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관행을 이유로 줄줄이 동남아로 해외연수를 떠난다”며 “실제 해외연수 내용은 이들이 해야 할 업무와 취지가 동떨어진 경우가 많거나 수박 겉핥기식이어서 해외여행을 간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가 대구시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

지난 19일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가 대구시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

대구경실련 의정감시단도 보도자료를 내고 “시의원 해외연수를 수행하는 공무원 출장계획서 심사까지 제도화했지만 무분별한 해외연수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의원 해외연수 사전·사후 통제를 강화하고 관광성 해외연수 일정은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다낭·호치민·호이안 가서 뭘 배우려고 하나”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전경. 중앙포토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전경. 중앙포토

한편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와 해외연수를 동행하기로 한 행정감사 피감기관들은 연수에 따라가지 않기로 했다. 당초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과 엑스코 등 피감기관 5곳의 기관장과 간부 등 7명이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시의회 해외연수에 동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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