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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거나 전방 주시 태만…고속도로 작업중인 차량 그대로 '쾅'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2시 50분쯤 서천공주고속도로 부여IC 부근에서 2.5t 싸인보드 차량이 부여 1터널의 조명등 보수작업을 위해 공사 안내 신호를 켜고 1차로를 막고 있었다.

 그런데 1차로를 달려오던 소형 SUV 차량이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지 그대로 싸인보드 차량의 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SUV 차량에 타고 있던 30대 운전자가 숨지고, 20대 동승자는 중상을 입었다.

 고속도로 유지보수와 점검을 위해 1~2개 차로를 일시적으로 통제하는 작업장 부근에서 추돌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10월과 11월은 여름철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고속도로 피해 복구를 위해 작업이 급증하는 기간이라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2일 한국도로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8월 현재) 일부 차로만 통제한 고속도로 작업장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168건이었다. 사고는 매년 증가세로 2018년 28건에서 지난해는 46% 늘어난 41건이 발생했다.

서천공주고속도로 작업장 사고로 크게 파손된 추돌차량. 사진 한국도로공사

서천공주고속도로 작업장 사고로 크게 파손된 추돌차량. 사진 한국도로공사

 올해도 사고는 이어져 4일 밤엔 서해안고속도로 안산분기점 부근에서 대형SUV 차량이 작업차량의 후미를 추돌한 뒤 전복해 SUV 차량 운전자가 숨졌다.

 20일에도 영동고속도로 서안산IC 부근에서 소형 SUV 차량이 작업차량의 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해당 차량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공사는 이들 사고의 원인 중 80% 이상이 전방주시태만이나 졸음운전으로 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10~11월은 고속도로 일부 차로를 차단하고 작업하는 건수가 월 평균  1만 1650건으로 최근 3년간 월평균인 8880건보다 32% 많다"며 "이 기간에 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서해안 고속도로 안산분기점 부근에서 발생한 작업장 사고 현장. 사진 한국도로공사

4일 서해안 고속도로 안산분기점 부근에서 발생한 작업장 사고 현장. 사진 한국도로공사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2시간 운전 시 휴게소 또는 졸음쉼터에서 15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게 필요하다. 또 고속도로에서 작업장 주의 표지판을 발견하면 당장 현장이 보이지 않더라도 감속하고 미리 차선을 바꾸는 게 좋다.

 작업장 사고 못지않게 주의해야 하는 게 사고 또는 고장으로 정차해 있는 차량을 후속차량이 추돌하는 2차 사고다. 치사율이 60.2%로 일반사고보다 약 7배나 높다. 2차 사고가 나면 10건 중 6건은 사망사고란 의미다.

 지난해 12월 22일 광주대구고속도로 내동교에선 1t 탑차가 사고로 정차해있던 중형승용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1차 사고 뒤 승용차 밖으로 나와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는 자신들을 향해 곧장 달려오는 탑차를 발견하고는 재빨리 도로 밖으로 피해 다행히 화를 면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밤엔 호남고속도로 장성분기점 부근에서 25t 화물차가 1차 사고로 전도된 SUV 차량과 사고 수습을 도와주던 경차 운전자를 추돌해 SUV 차량과 경차 운전자 모두 숨졌다.

 공사 교통처의 서종도 부장은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사고가 나면 비상등을 켜는 등 비상조치를 하고 곧바로 도로 밖으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사는 2차 사고예방을 위해 고장 차량을 가까운 휴게소나 톨게이트, 졸음쉼터까지 무료 견인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공사 콜센터(1588-2504)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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