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국내산 소고기의 비밀, 육우의 재발견 [쿠킹]

중앙일보

입력 2022.10.22 08:00

끝없이 치솟는 물가에 장 보러 가기 무서운 요즘,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식재료가 있다. 마트에서, 식당에서 한 번쯤 봤을 낯선 듯 익숙한 그 이름, 육우(肉牛)다. 때때로 노쇠한 젖소고기나 수입 소라 오해받았던 과거부터 착한 가격의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떠오르는 현재까지, 이제껏 몰랐지만 알아두면 장바구니에 도움이 될 육우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닭가슴살과 비슷한 칼로리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육우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 된다. 사진=pixabay

닭가슴살과 비슷한 칼로리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육우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 된다. 사진=pixabay

① 육우는 젖소? 
육우는 젖소다? 육우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오해를 풀어야 한다. 젖소에 대한 오해다. 흔히 젖소는 어느 정도 성장하면 착유가 가능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젖소도 출산 과정을 거쳐야 착유가 가능하다. 이때 암송아지가 나오면 착유소로 키우고, 착유가 불가능한 수송아지는 전문 비육 시설로 옮겨 육자원으로 활용되게 된다. 이 고기소를 ‘육우’라 한다. 최근에는 육우 소비가 늘면서 암송아지 중 일부를 전문 고기소로 키우기도 한다. 착유를 마친 젖소는 육우가 아닌 ‘국내산 젖소’로 표기되어 판매된다.

② 도축 즉시 냉장 유통
전문 비육 시설로 옮겨진 수송아지는 20~24개월 동안 한우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다. 경북도립대 축산학과 김성일 교수는 “국내 사육 시설은 해외의 대규모 공장식 축산시설보다 친환경적이고 깨끗하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비육된 육우는 도축 즉시 냉장 유통되어 신선한 상태로 소비자 식탁에 오른다. 수입육의 경우 일부가 냉장육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지만, 도축부터 유통까지 최소 30~45일이 소요된다. 소비자에게 유통되기까지 이동 거리와 시간이 짧은 국내산보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③ 물가 고공행진에도 착한 가격   
고공행진 중인 요즘 물가는 고깃값도 예외가 아니다. 정육 코너에서 선뜻 고기 집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육우는 착한 가격이 장점이다.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육우 가격은 한우보다 40% 정도 저렴하다. 물론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도 품질이 떨어진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육우는 한우와 같은 등급을 사용한다. 즉 한우 1등급과 육우 1등급으로 품질이 같다고 볼 수 있다. 한우와 같은 품질인데 가격은 훨씬 착하다니. 지갑이 얇은 요즘 같은 때에 빛을 발하는 이유다.

얼룩소(홀스타인) 암송아지는 착유소가 되고, 수송아지는 고기소가 된다. 사진=pixabay

얼룩소(홀스타인) 암송아지는 착유소가 되고, 수송아지는 고기소가 된다. 사진=pixabay

④ 연한 육질과 깊은 맛
육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맛’이다. 맛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육우의 품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김성일 교수는 “육우의 품종인 홀스타인은 우유 생산을 위한 소 중 육질이 좋은 품종 중 하나다. 또한 한우보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이 한우가 30개월인 것에 비해, 육우는 20~24개월이면 충분하다. 사육 기간이 짧으니 육질이 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홀스타인은 우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 개량되어 지방 침착이 적은 종이기도 하다. 고로 고기에서 깊고 담백한 맛이 난다. 특히 치마살, 토시살 같은 특수부위는 구워 먹었을 때 느끼함 없이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⑤ 저지방 고단백계 새로운 강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육우는 누구에게나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는 “육우의 칼로리는 100g당 100kcal 정도로 낮고,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카르니틴’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육질이 연하고 기름기가 적어 유아나,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하지만 지방을 조심해야 하는 노인과 식단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게도 추천한다.

육우로 스테이크 솥밥을 만들면 담백하고 풍미 좋은 한 끼가 된다. 사진 송미성

육우로 스테이크 솥밥을 만들면 담백하고 풍미 좋은 한 끼가 된다. 사진 송미성

⑥ 풍미 제대로 즐기는 비결
담백하고 풍미 좋은 육우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리연구가 이미경 네츄르먼트 소장은 육우를 활용한 레시피로 스테이크 솥밥을 추천했다. 이 소장은 “스테이크를 밥 위에 올리기 때문에 고기의 기름기가 밥에 섞여 들어가 자칫 느끼할 수 있는데 살코기와 지방이 적절히 섞인 육우를 사용하면 느끼한 맛없이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며 “구이용으로는 채끝이나 토시살, 업진살 같은 특수부위를 준비하면 깊은 풍미의 소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할 때는 고기 앞으로’라는 말이 있다. 지친 일상 속 맛있는 고기 한 점은 기분을 바꿔 주기에 충분하다. 심리적인 이유뿐만이 아니더라도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면역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가 바로 ‘단백질’이라는 점이다. 건강 관리를 위해 단백질을 섭취하고 싶을 때, 육우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안혜진 에디터 an.hyeji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