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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씀 참 잘하셨다"…민주당 이례적 尹 칭찬,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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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카카오톡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모습.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카카오톡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모습. 뉴스1

“윤 대통령께서 출근길 문답 말씀을 참 잘하셨습니다.”(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의 이례적인 윤석열 대통령 칭찬 발언이 나왔다.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지적하면서다. 여당은 ‘자율 규제’를 야당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을 내세워 방법론은 달랐지만, 카카오에 대한 질타는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野의원의 이례적 尹칭찬 발언 

특히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의 자율 규제 정책를 비판하면서도,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약식문답)에서 카카오톡 사태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한 답변에 “말씀을 참 잘하셨다”고 칭찬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선 “카카오가 여야의 간극을 좁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날 여당 의원들도 야당 못지않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을 몰아세웠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카카오가 수익만 쫓다가 기본에 소홀한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고, 한 위원장은 “네 동의합니다”라고 답했다. 유 의원이 재차 한 위원장에게 “카카오 계열사가 136개다. 책임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고 묻자 한 위원장은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고 말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도 “네이버와 카카오란 두 공룡”“괴물 기업”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야당 의원들은 자율규제 대신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하는 온플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 위원장과 질의를 이어갔다.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온플법 추진을, 윤석열 대통령은 자율규제를 내세우며 온플법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與 “괴물 기업” 野 “을 피눈물 흘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플랫폼이 독과점 지위에 있어 생겨난 갑을 관계에서 을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인 양정숙 무소속 의원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재벌 뺨치게 하고 있다”며 온플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을 칭찬한 박 의원도 “자율이 아닌 독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독과점 규제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온라인 플랫폼 특성을 반영해 단지 매출액이 아니라 이용자 수나 트래픽 수를 모두 고려한 기업결합(M&A) 심사지침과 독과점 남용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20일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도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다만 윤석열 정부의 자율규제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플랫폼) 수수료 문제까지 자율규제 논의 주제로 확장됐으니 성과를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국정감사엔 전현희 권익위원장도 출석해 야당 의원들과 날을 세웠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전 위원장에게 “임기 말까지 자리를 고수할 생각이 있는지 대답하라”고 하자, 전 위원장은 “그 부분은 사퇴 압박으로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의 ‘양두구육’‘내로남불’ 권익위란 비판에는 “면책 특권이 있더라도 그런 안하무인 발언은 매우 유감”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 권익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태규 전 부장판사의 과거 언론 기고문과 보수 성향의 SNS 글들을 문제 삼았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깜짝 놀랐다. 권익위를 정치 싸움판으로 만들고 민심을 배신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논쟁을 해봐야 자기 얼굴 침 뱉기일 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인사를 잘했나.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野 사퇴 의향 묻자, 전현희 “직권남용”

이날 국감에선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사의 이유를 두고 질의가 오가기도 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에게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사임한 이유는 감세 정책이다. 트러스 총리가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소득세 최고 구간도 없앴다”며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방 실장은 “(우리나라는) 법인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기 때문에 경제를 살리려 적정수준으로 낮추고자 하는 것”이라며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저소득 근로자에 대한 지원이 믹스(Mix)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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