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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회장, 대국민 사과…일곱번 고개 숙이며 "내 불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허영인 SPC 회장, 사고 6일 만에 대국민 사과

지난 15일 경기 평택의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책임을 통감하며,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사망사고 6일 만에 카메라 앞에 선 허 회장은 총 일곱 번 고개를 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고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확산 중인 불매운동이 사그라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임직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 임직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회사는 관계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다음 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계속 진행된 점도 거듭 사과했다. 허 회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SPC그룹은 안전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발표했다. 황재복 SPC 대표는 “안전시설 확충과 설비 자동화 등을 위해 700억원,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과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원, 산업안전 개선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사적인 안전진단을 시행한다. SPL 외에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해 외부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진단을 즉시 실시한다. 이어 전사적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또 안전관리 인력과 역량을 강화하고, 직원들을 위한 근무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장 직원들의 심리적 회복과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 상담 치유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허 회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SPL 평택공장 산재 사망사고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렸다. 오유진 기자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SPL 평택공장 산재 사망사고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렸다. 오유진 기자

앞서 지난 15일 경기 평택의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소스 교반기(소스 등을 섞는 기계)에 몸이 끼어 20대 여성 근무자가 숨졌다. 사고 이후 SPC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시민들은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파장이 거세지자 허 회장은 지난 17일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20일 SPL의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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